층고제한 완화 로비 사건으로 지지부진했던 청계천 주변 재개발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사건의 진앙지인 중구 수하동 주상복합빌딩의 건축사업자가 바뀌면서 재개발사업이 재추진되고, 세운상가와 동대문시장 개발 추진 움직임도 활발하다.
복원 한 달 만에 62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으며 주변 부동산가격을 올린 청계천 효과가 재개발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미래로 주상복합 사업자 교체
8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양윤재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의 수뢰 사실을 터뜨렸던 미래로RED는 최근 중구 수하동5 일대의 을지로2가 제5지구 도시환경정비구역 부지 사업권을 신규 부동산개발업체인 J&B플래닝으로 넘겼다.
미래로RED는 2,700여평의 이 부지에 용적률 998%, 건폐율 59%를 적용해 지상 38층, 지하 8층의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4월말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가 보류된 후 관련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5월 이 안건을 도시계획위원회에 재상정했으나 재판 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었다”면서 “청계천 주변은 어떤 형태로든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조만간 재상정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미래로RED가 매입 당시 평당 3,000만원이었으나 현재 평당 5,000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계획대로 주상복합빌딩을 지을 경우 분양가는 평당 2,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동국제강과 조흥은행 건물, 다동 일부 구역과 장교동, 수표동 등에서도 재개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종로 2,3가 구역의 경우 청계천변 건물의 1층 가로변을 보행자에게 개방하거나 건물을 도로에서 후퇴해 지으면 용적률을 올려주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이 이미 확정됐다.
서울시는 동대문시장 일대에 대해서도 12월 ‘동대문운동장 기능 대체 기본계획’이 나오면 상권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주차장으로 쓰이는 동대문운동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녹지공원과 패션디자인센터, 지하주차장, 광장, 보행로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운상가 재개발도 박차
서울시는 총면적 5만여평의 청계 3,4가 세운상가 일대의 세운ㆍ대림상가를 철거한 뒤 그 부지에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축을 조성해 청계천 수변과 녹지가 어우러지게 만들 예정이다.
시는 청계천과 세운상가 일대에서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3개 구역에 대해서도 구역 범위, 시설 비율, 층고, 용적률 등 세부계획안을 만들기 위해 각 구역당 1억여원의 예산을 종로구(2구역)와 중구(3,5구역)에 각각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개발 신탁계약 해지 등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세운상가 4구역 재개발 사업도 이달부터 다시 추진된다.
시는 과다 설계비 마찰로 계약 해지된 대한토지신탁 대신 재개발을 추진할 신탁회사와 시공사를 16일 선정한 뒤 내년에 착공, 3년내 재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세운상가 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총 9,000억원을 들여 종묘시민공원 맞은편 예지동 일대 1만여평을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 지하 5층~지상 25층에 용적률 720%, 연면적 9만6,000평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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