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 시립도서관 옆 골목에서 6년째 포장마차를 하는 박성연(52ㆍ김제시 요촌동)씨가 틈틈이 그린 초상화 500여 점을 모아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개인전(1~10일)을 열고 있다.
학창 시절 그림을 즐겨 그린 박씨는 2001년 남편 송기수(56)씨의 권유로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달력의 정물화나 풍경화를 따라 그리다가 잡지나 신문에 난 유명인사 얼굴을 보고 본격적으로 초상화를 그렸다.
하지만 약 10년 전 건강 악화로 쓰러진 남편을 대신해 집안 살림을 꾸려 가느라 값비싼 물감 등은 구입할 엄두도 못 냈다. 그림도구라고는 연필과 지우개, 스케치북이 전부였다.
박씨는 “떡볶이, 순대, 김밥 등을 찾는 손님이 많을 때는 작은 초상화 한 장 완성하는 데 며칠씩 걸려 중간에 포기할 생각도 여러 번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일 포기하면 아들 볼 낯이 없다’는 생각에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그림에 매달렸다.
지금 그의 실력은 손님들이 포장마차 안에 붙여 놓은 그림을 보고 “떡볶이를 팔 것이 아니라 초상화를 그려서 팔라”고 할 정도.
박씨는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흔한 미술학원도 못 다녔는데 평생 소원이던 개인전까지 열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김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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