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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준비, 아직도 학점·토익만 매달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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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준비, 아직도 학점·토익만 매달리니?

입력
200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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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GS홈쇼핑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하면서 유영주(24ㆍ여)씨가 제출한 이력서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자격 미달’ 수준이었다. 상경계열 출신도 아닌데다, 학점도 그리 썩 좋은 편이 아니고, 토익 성적은 아예 공란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지원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비기’(秘器)가 있었다.

대학교 4학년 때 5~6개월 동안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 미니숍을 개설, 해외구매 대행 쇼핑몰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유씨는 덕분에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결국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인터넷 쇼핑몰 GS이숍의 구매담당(MD)으로 채용됐다.

채용 시 학점, 나이,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이 확산되고, 당장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면접이 전체 채용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면접에서 주어지는 가산점이나 구직자의 경력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전형 인재’를 원하는 곳에서는 업체에 맞는 인재에게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하반기 인턴사원 모집에서 학점과 토익점수를 아예 무시하고,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싸이월드 테스트(TOTIC)’를 이용해 2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TOTIC은 싸이월드의 활용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싸이월드의 커뮤니티 서비스 ‘팀플’ 응용능력 등을 전형에 활용했다.

이 밖에도 GS홈쇼핑은 인터넷을 비롯한 개인 창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우대했으며, 종묘육종 연구 및 판매업체 농우바이오는 지역 자격에 ‘농촌과 농민을 이해하는 자’로 명시하고, 농촌 출신에게 가산점을 줬다.

취미나 이색 경력, 사회봉사 활동 경험 등에 높은 점수를 주는 곳도 늘었다. 이수그룹은 스킨스쿠버, 마술 등 이색 취미를 가진 지원자를 우대했고, SK텔레콤, 하나은행, KTF 등은 자선활동 등 사회봉사 활동 경험을 가진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줬다.

현재 2차 면접까지 전형이 진행된 GS칼텍스는 지원자 가운데 슈퍼모델 출신이나 오지 탐험, 여행 경험 등 특이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가산점 항목으로는 ‘기업 체험 프로그램 및 인턴 과정 수료’를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소프트웨어에 재능 있는 인재를 조기 발굴해 교육시킨 후 채용하는 ‘LG 소프트웨어 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유니레버코리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P&G, 듀폰 등은 인턴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해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중화권 무역이 늘어나면서 한자 시험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도 늘었다. 삼성은 한자능력시험 3급에서부터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금호아시아나, SK그룹 등에서도 한자 능력에 가산점을 주거나 자체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 해도 기존에 중요시되던 가산점 항목들을 무시해되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도 상당수 기업들은 자격증, 어학능력 등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에 따르면 인사 담당자 363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산점이 주어지는 구직자의 자질로는 해당 분야 자격증 보유가 42.1%로 가장 많았으며, 영어능력(40.5%), 인턴(업무) 경험(24.8%), 해외유학 및 연수 경험(19.8%) 등의 순이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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