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외제차 시장은 불황이 비켜가는 것 같다. 장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수 억원을 호가하는 외제차의 판매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최고급 차가 선보이려면 자국이나 주요 선진국 시장에 선보인 뒤 2~3년의 시차가 나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본고장과 거의 동시에 선보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초고가 명차를 구입할 능력이 있는 구매층이 두텁고 신차에 대한 적응력이 빠르다는 얘기다. 세계적 IT업체들이 세계 시장에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 한국에 먼저 시험 출시하는 정도이니 자동차업계라고 예외는 아닐 듯 싶다.
■ 차 중의 차는 슈퍼카다. 출력, 가속도, 최고 속도 등의 성능이 일반 자동차를 뛰어넘는 초고성능 자동차다. 스포츠카는 돈만 있으면 아무에게나 팔지만 슈퍼카는 소량으로 한정 생산하기 때문에 극소수 제한된 소비자에게만 판매한다.
그래서 고급예술품 취급을 받는다. 포르쉐 959, 재규어 XJ220, 부가티 EB110 등이 1990년대 초까지의 슈퍼카 전쟁의 산물로 태어났고 이후 10여년간 맥라렌 F1이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 다시 슈퍼카 전쟁이 불붙으면서 엔초 페라리, 뮤시엘라고, 코닉세그, 부카티 베이론 등이 나타나면서 슈퍼카 르네상스시대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다.
■ 이런 슈퍼카가 우리나라에도 선보였다. 지난해 스포츠카 페라리와 마세라티가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웬만한 고급 아파트 한 채 값이 넘는 슈퍼카가 상륙했다.
이탈리아의 엔초 페라리와 마세라티 MC12로, 가격이 각각 25억원 17억원이다. 엔초 페라리는 역사상 가장 빠른 도로용 슈퍼카로 인정받는 꿈의 모델로,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399만대만 한정 생산됐다. 배기량 5,990cc에 최고속도는 350km이다. 벌써 수명이 구매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우리나라처럼 최고급차가 잘 팔리는 나라도 드물다. 세계 최고급 명차로 명성을 얻은 벤츠의 마이바흐는 지난해 7대가 팔린 데 이어 올들어 7대가 팔렸다. 7억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올해 계약대수만 25대에 이른다. 이밖에 최고급 스포츠카 페라리와 마세라티, 젊은층이 선호하는 아우디 A8, 전통의 명차 BMW740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신모델 ‘뉴 S-클래스’는 지난달 25일 출시 하루 만에 500대의 계약실적을 올려 본사에서 경악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아무래도 양극화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방민준 논설위원실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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