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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트콤 "올드 미즈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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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트콤 "올드 미즈를 잡아라"

입력
200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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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0대 여성들이 지상파 TV의 주 시청자 층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코믹 영화와 드라마의 틈새에 끼어 숨쉬기조차 어려운 시트콤 장르가 이들을 새롭게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남자 셋 여자 셋’의 연출자 송창의)

“남성 보다는 여성들이 꿈꾸는 판타지를 그려보려고 했다. 댄스 그룹 ‘SS501’의 멤버인 꽃미남 김현중을 캐스팅한 것도 이런 전략적 판단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의 연출자 이재우)

KBS 2TV는 7일부터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후속 작품으로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를 선보였다. ‘사랑도…’는 기획단계부터 제작진이 “패션, 드라마, 리빙, 쿠킹 등 모든 면에서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 줄 의무가 있다”고 선언하고 나선 여성 시트콤이자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확장 판.

결혼을 앞둔 30대 여성들이 주인공이었던 ‘올미다’와 달리 ‘사랑도…’는 결혼에 대한 세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혼 한 뒤 이른바 ‘돌아온 싱글’이 된 첫째 진주(변정수)와 겉으로는 완벽한 가정주부지만 늘 일탈을 꿈꾸는 둘째 선주(김태연), 스포츠 매니저를 꿈꾸는 막내 미주(한민) 삼 남매가 바로 그들. 이들을 통해 여성들이 가슴에 품고 있는 갖가지 색깔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MBC 주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도 여성 시청자 잡기에 나선 것은 마찬가지.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의 제작진은 시즌 1ㆍ2편이 20대를 중심으로 한 마니아 계층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지만 대중적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판단 아래 프란체스카(심혜진)를 학부모로 등장시키고 중년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하는 탤런트 김수미 여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런 현상은 시트콤의 위기상황과 관련이 있다. 최근 시트콤은 주 시청 층인 10대, 20대의 TV 시청패턴이 케이블 TV로 옮아가면서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여기에 코믹영화와 드라마 붐으로 ‘웃음’을 시트콤 만의 강점으로 내세우기도 어려워졌다. 드라마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반면, 시트콤의 경우 드라마의 40% 수준에 불과한 제작비로는 새로운 포맷 개발도 힘들고, 그래서 시청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시청자들이야말로 시트콤 제작진이 새롭게 눈 돌린 일종의 ‘블루오션’인 셈이다. ‘사랑도…’의 공동 연출자인 고찬수 PD는 “‘남자 셋 여자 셋’ 같은 청춘 시트콤이나 ‘순풍산부인과’ 같은 가족 시트콤이 퇴조한 상황에서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다면 시트콤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 자칫 시트콤 고유의 정체성만을 상실한 채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칠 수 있다는 것. ‘순풍 산부인과’ ‘귀엽거나 미치거나’ 등을 연출한 송창의 PD는 “드라마도 30~50대 여성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규모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시트콤이 드라마 와 동일한 전략을 취하면 패할 수밖에 없다”며 “소수지만 타깃이 확실한 시청 층을 잡는 게 생존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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