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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 "불효자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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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김 "불효자는 웁니다"

입력
2005.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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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이 죄인을 용서하시고 편안히 쉬십시오.”

로버트 김(64ㆍ한국명 김채곤)씨가 7일 오전 부모의 유해가 안치된 전북 익산시 왕궁면 동봉리 원불교 영모묘원(永慕墓園)을 찾아 추모식을 가졌다.

부인 장명희(61)씨와 동생인 김성곤 국회의원 등 가족 10여명과 함께 영모묘원 사무실에 들른 김씨는 눈을 감은 채 동생으로부터 지난해 2월(아버지)과 6월(어머니) 잇달아 돌아가신 부모의 유해를 납골당에 모신 경위를 차분하게 들었다.

김씨는 이어 관리소측이 선친의 납골묘 번호(320번)가 적힌 납골대장을 보여주자 눈시울을 적셨다. “장례식 때 아내만 참석했고 교도소에 있던 나는 일을 나가지 않고 종일 감방에 앉아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길어 고통스러웠다”면서 “불효자는 할 말이 없으며 마냥 울고 싶을 뿐”이라며 울먹였다.

그는 “아버지가 격려의 영상 테이프를 보내주셨으나 돌아가신 뒤에서야 받아 보았다”면서 “기억 속의 아버지는 항상 건강하고 팽팽하고 목소리가 좋았는데 병석에서 나를 격려해준 테이프 속의 아버지는 너무 수척해 보였다”고 말했다.

기독교 장로인 김씨는 곧바로 유해가 봉안된 납골당을 찾아 분향한 뒤 대법당으로 옮겨 원불교식으로 가족 합동 참배독경식에 참석했다. 김씨는 “휠체어를 타고 면회 오신 아버지께서 나의 등을 두드리며 ‘채곤아 몸 건강해서 나와라, 기다리마’라고 해서 기다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불러도 묵묵부담이나 죄스러울 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독경식을 마친 그는 “아버님의 가르침이자 가훈인 ‘선공후사(先公後私)’를 가슴에 새겨 겸손하고 비난받지 않은 후손으로 살겠다”면서 “장남으로서 부모님을 모시지 못한 점이 무척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익산 원불교중앙총부를 방문해 이광정(李廣淨) 종법사 등 원불교 인사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원광대 숭상기념관에 들러 지난 2000년 전주에서 ‘로버트 김 후원음악회’를 개최하고 격려해 준 전북지역 후원자들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로버트 김 사은회’를 가졌다.

익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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