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내년 2월18일 열기로 한 전당대회의 흥행을 놓고 벌써부터 고심하고 있다.
우리당이 막다른 골목에서 탈출해 활력을 되찾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전대 흥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또 전대 바람의 크기가 6월 지방선거 성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당내에는 김근태 복지부 장관과 정동영의 통일부 장관의 ‘빅 매치’만으로 흥행이 보장될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람의 대중적 지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 자칫 ‘집안 잔치’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간의 이목을 끌만한 ‘게임의 룰’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우선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처럼 16개 시ㆍ도를 돌며 투표를 해 최종 합산을 할 것인지, 4월 전대에서처럼 한 번의 투표로 단판 승부를 내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순회 투표 방식은 정 장관과 김 장관의 출마를 전제로, 전국적으로 바람 몰이를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혹시라도 초반에 승부가 사실상 결정될 경우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후보자 합동 토론회 등은 전국을 돌면서 하더라도 승부는 한번에 가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투표는 각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하고, 투표 결과는 공개하지 않다가 전대 당일 합산해 발표하자는 절충안도 나온다.
아울러 전 당원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과 대의원 투표로 해야 한다는 견해도 맞서고 있다. 비상집행위의 전병헌 대변인은 4일 “1만여 명의 대의원 투표로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재야파 등은 “확정된 게 아니다”고 반발했다. 전 당원 투표를 주장하는 쪽은 “현재 대의원은 이미 계파별 분포가 뻔해 흥행을 일으킬 수 없다”는 입장이나, “58만명에 달하는 기간당원들이 모두 투표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론에 부딪혀 있다.
이와 함께 40대 젊은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50대 초반인 정동영, 50대 후반인 김근태 장관과 함께 40대 후보가 나서 당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전대의 신선도를 높여야 한다는 논리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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