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의과대의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을 거부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전국 41개 의과대 가운데 고려대 가톨릭대 등 20개 대학이 이미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결정한 상황에서 내려진 서울대의 결정은 당혹스럽다.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나머지 대학에 영향을 미치고 정부 정책은 타격을 입게 됐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의료진 양성과정이 8년으로 늘어나면 의사양성 기간과 교육비용만 늘어 결국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의사들의 나이가 많아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논리도 내세우고 있다. 일견 일리 있는 주장이다.
의학전문대학원 4년간 8,000만 원 가까운 등록금은 큰 부담이다. 인턴, 레지던트에 군대까지 합칠 경우 16년이 걸리는 의사 양성기간도 문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은 과거 수많은 공청회를 통해 이미 제기됐고 의료계에서도 충분히 알고 있던 사항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원을 도입키로 한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의료인력 양성시스템 강화와 의사양성 교육입문과정 확대는 지식정보화 사회와 맞닿아 있는 과제다. 또한 의대와 법대를 정점으로 한 살인적인 대입경쟁 완화에 전문대학원 도입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가 지적하는 문제점이 해결방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의사 양성기간 연장 우려는 의무장교 복무기간 단축으로, 비싼 등록금은 장학제도 확대 등으로 해결하려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법률 의료 등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 체제는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도 법학과 약학분야가 전문대학원 체제 전환을 확정 지었고 경영 금융 물류분야도 전문대학원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서울대는 선도대학으로서 시대의 흐름에 앞장서는 역할과 사명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전향적이고 양식적인 판단을 하기를 기대한다. 의학전문대학원이 반쪽이 되는 것은 의학계로서도 수치스러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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