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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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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 '레전드'

입력
2005.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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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코리아가 내년에 출시할 배기량 3,500㏄의 ‘레전드’는 최고 출력 300마력을 자랑하는 고성능 대형 세단으로 특히 코너링이 압권인 차이다.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로 급커브를 해도 차가 회전반경 밖으로 튀어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 세계 최초의 4륜 구동 제어 기술인 ‘슈퍼 핸들링 4륜 구동’(SH-AWD) 시스템의 덕분이다.

SH-AWD 기술은 앞바퀴와 뒷바퀴의 구동력을 가변 배분할 뿐 아니라 뒷바퀴에 배분한 구동력을 다시 좌우로도 가변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시스템이다.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4륜 각각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목표이다.

혼다는 왜 레전드에 SH-AWD 기술을 적용했을까. 혼다 관계자는 “최고 출력 300마력의 차일수록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레전드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가 살짝 도로에서 떠 나는 듯이 내뻗는다. 그러나 이런 차일수록 코너링과 제동력이 겸비돼야 한다는 게 혼다 설명이다.

그렇다고 역동성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레전드는 1985년 처음 선보인 후 86년 미국 시장에 ‘어큐라’(Acura)라는 고급 브랜드로 출시된 차이다. 도요타의 ‘렉서스’, 닛산의 ‘인피니티’처럼 처음부터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차이다.

야간 운행 시 육안으로 보기 힘든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나이트 비전’도 레전드가 대중적인 차완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주 오는 차량의 전조등 불빛이나 가로등 때문에 보이지 않기 십상인 보행자의 존재를 2개의 적외선 카메라로 감지, 화면과 음성으로 인식시켜준다.

결국 레전드는 고급 대형차의 안락함과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함께 즐기고 싶은 고객들에게 딱 맞는 차다. 다만 급가속시에는 경쟁차에 비해 엔진음이 크게 들리고 럭셔리 차라고 하기엔 편의사양 등이 다소 검소한 편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레전드가 한국 시장에서 차 이름처럼 ‘전설’이 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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