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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정상회담 FTAA 합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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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정상회담 FTAA 합의 실패

입력
2005.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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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미주정상회담이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 협상 재개 여부에 대한 참가국들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5일 폐막됐다. 34개 참가국 지도자들은 이틀 일정의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이날 막판 타협을 시도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8시간 만에 회담을 마쳤다. FTAA 협상 재개를 적극 추진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폐막식 참석을 포기하고 다음 방문지인 브라질로 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FTAA 협상 재개라는 성과를 얻으려 했다. 34개국 8억 인구와 연간 총생산 14조 달러 규모의 통합시장이 탄생하면, 직접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제가 활력을 얻고 고용이 창출된다며 28개국의 지지를 얻은 상태였다. 부시는 당초 올 1월 모든 협상을 완료, 연내에 FTAA를 출범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4개국과 베네수엘라가 강력 반발하면서 향후 일정조차도 잡지 못했다. 오히려 이번 방문으로 대규모 시위들이 곳곳에서 일어나 반미 정서만 부추긴 모습이다.

무엇보다 농업 관세 및 보조금을 걸고 넘어진 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이 미국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했다. 세계 주요 농산물 수출국인 브라질은 FTAA 지지의 전제조건으로 자국 농산물의 대미수출에 악재로 작용하는 미국 내 수입 농산물 관세 및 농업 보조금의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관세 인하를 내걸며 유화책을 쓰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여전히 브라질에 영화ㆍ음악의 저작권 침해 단속을 적극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AP통신은 “브라질 정부는 관세 인하 등을 결정할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 이전까지 FTAA 협상재개 일자를 확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르헨티나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FTAA 창설 지지조건으로 연간 700억 달러의 수출 보장을 요구해 미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제국주의 타파를 외치는 등 정치적 이유를 내걸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FTAA는 죽었다며 남미 좌파정권의 경제동맹을 촉구하고 있다. 멕시코, 칠레에 이어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은 미국과 개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FTAA를 통한 미주 전체의 경제통합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남미에는 반미 정서가 깊게 깔려 있다”며 “미국의 지원을 받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실패 경험도 남미국들이 FTAA에 반대하는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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