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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비밀수용소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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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비밀수용소 파문 확산

입력
2005.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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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과 휴먼라이트워치(HRW) 등 국제인권단체들이 미 중앙정보국(CIA)이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태국, 아프가니스탄, 동유럽 일부 나라에서 테러 용의자 구금을 위한 비밀 수용소를 운영했다는 주장을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포로 관리 문제가 국제적 파장을 낳고 있다.

프리소 로스캄 아빙 EU 법무ㆍ안보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3일“25개 회원국과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터키 등 가입 후보국에 비밀수용소가 존재하는지 확인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HRW는 자체 입수한 비행 기록을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 CIA가 폴란드와 루마니아 수용소를 설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HRW에 따르면 2003년 9월 23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체포한 테러 용의자를 실은 CIA 비행기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로 가는 도중에 폴란드 북부 군 훈련 캠프 근처 부근 시즈메니 공항과 루마니아 북부 미하일 군 비행장에 차례로 들렀다. HRW측은 “CIA가 두 나라의 작은 비행장에 들른 것은 수용자를 싣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제적십자사(ICRC) 대변인 안토넬라 노타리도 “미 정부에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장 접근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럽의 해당 국가들은 펄쩍 뛰고 있다. 루마니아 당국은 “우리 땅에 미군 기지를 두지 않고 있다”고 정면 부인했고, 폴란드 측도 “우리는 그런 시설에 관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체코가 “미국이 수용소 설치 제안을 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히고 나서자 다른 EU 회원국은 두 나라의 발표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EU는 “두 나라에 비밀 수용소가 있다면 이는 EU 인권 헌장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미 EU에 가입한 폴란드는 의결권을 제한받을 수 있고, 루마니아는 2007년 예정된 EU 가입에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가 사실 확인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EU가 사실 확인을 요청하면 알아 볼 것”이라며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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