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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콰논 이봉우 대표 "한·일영화 잇는 다리 돼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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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콰논 이봉우 대표 "한·일영화 잇는 다리 돼야죠"

입력
2005.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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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영화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일본 영화사 시네콰논의 이봉우(45) 대표가 11일 서울 명동에 극장 CQN을 개관한다. 일본 영화법인이 국내에 진출해, 직영극장을 운영하기는 처음이다.

이 대표는 1994년 ‘서편제’를 시작으로 ‘쉬리’ ‘살인의 추억’ ‘말아톤’ 등 국내 영화를 꾸준히 일본에 소개해온 재일동포 3세.

재일동포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달은 어디에 떠있는가’와 ‘박치기’, 지난해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아무도 모른다’를 제작, 일본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중견 영화제작자이다.

일본 영화의 메카였던 교토(京都)에서 나고 자란 그는 도쿄(東京) 조선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영화사 도쿠마쇼텐(德間書店)을 거쳐 89년 시네콰논을 설립했다.

도쿄 중심지인 시부야(澁谷)를 포함, 일본 5곳에서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대표는 CQN 5개관 중 1개관을 일본영화 전용 상영관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일본 대중문화가 완전 개방되고 흥행성적도 나쁘지 않지만, 한국에서 일본영화는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고전과 신작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다 보면 일본 영화에 대한 국내 영화 팬들의 일본 영화 이해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고, 나아가 한일 영화 교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가 확보하고 있는 일본 영화는 줄잡아 3,000편. 이들 중에는 오즈 야스지로(秋刀魚の味)나 오시마 나기사(大島渚)의 고전을 비롯해 배두나가 출연한 최신작 ‘린다 린다 린다’까지 포함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한일 동시개봉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국영화계가 저에게 많은 기대를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일본 영화를 도울 때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양국 영화 발전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32억원을 들여 개관하지만 이 대표는 극장 운영이 그다지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명동은 영화 관객의 발길이 잦은 곳이 아닌데다 일본 영화만 상영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거리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 그래서 그는 3년 정도는 손해 볼 각오를 하고 있다.

“명동은 가능성이 많은 지역입니다. 저도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자란 탓인지 빨리빨리 성과를 올리고 싶은 욕심은 없습니다. 일단 일본 영화가 안정적으로 상영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주력하려 합니다.”

이 대표는 한일 영화 인력의 교류와 자본의 결합을 통한 국내 영화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45억 엔(약 402억원) 규모로 일본에서 조성한 ‘시네콰논 펀드 1호’의 일부 자금을 한국영화에 투자하거나 별도의 펀드를 구성, 직접 제작에 나설 생각이다.

“한국 영화에 500만, 1,000만 관객이 드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현재 한국 극장에선 영화적 다양성을 찾기는 힘들어요. 다른 나라의 여러 영화를 볼 수 있는 길이 막힌다면 그건 장기적으로 한국영화계에 독이 될 것입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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