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양일간 4차 미주정상회담이 열리는 아르헨티나의 휴양지 마르 델 플라타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성토장으로 변했다.
아르헨티나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시위대가 회담 개막에 맞춰 속속 집결하고 있고, 회담장 근처에서는 회담을 패러디한 ‘미주민중정상회담’도 열리고 있다.
인구 60만의 도시는 스페인어와 영어로 “부시 나가라’라고 쓴 벽보와 낙서로 넘쳐 났다. 반 부시 발언으로도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개막일인 4일 선두에 서서 반 부시 시위대를 이끌었다. 자신이 사회를 맡은 주말 TV 쇼 인터뷰를 위해 쿠바로 가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과 만난 그는 “부시가 우리를 존중하지 않고 짓밟고 있다”며 딸과 함께 시위행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1일부터 시내 한 농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미주민중정상회담은 부시의 앙숙인 카스트로를 기리기 위해 ‘피델 카스트로에게 보내는 송시(Ode to Fidel Castro )’를 주제로 했다.
1980년 아르헨티나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은 “부시는 전쟁과 죽음만을 부르고 있지만 쿠바는 전세계에 교육과 의사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에서 온 에르네스토 페르난데스는 “이것이 미국이 그토록 관심을 보이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라고 성토했다.
회담장 주변은 아르헨티나 연방 및 지역 경찰, 군병력 등 1만 여 명이 철통 같은 경비를 펼치고 있고 해상과 공중에서도 수십여 대에 달하는 경비정과 헬기가 동원됐다.
시위 주최측은 “과거에는 부시가 주인 행세를 했지만 이번 회담은 카스트로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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