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충남지사가 주도하는 중부권 신당인 국민중심당(가칭)이 자민련을 흡수 통합하기로 했다. 국민중심당의 심 지사, 신국환 정진석 류근찬 의원과 자민련 김학원 대표, 이인제 김낙성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창당과 동시에 자민련을 신당에 흡수 합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학원 대표와 이인제 김낙성 의원은 신당의 창당준비위원으로 참여키로 했다.
신당은 이 달 24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거쳐 내년 초 정식 창당을 할 계획이며 이에 앞서 자민련은 전당대회를 열어 신당과의 통합을 결정하고 현재 최장수(10년) 정당의 간판을 내린다.
양당의 통합 합의는 내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같은 지지 기반인 충청권에서 하나의 깃발 아래 뭉쳐야 한다는 현실론에 따른 것이다. 신당은 충청권 유일 정당이란 대외적 명분이 필요했고, 자민련은 통합 이외는 생존이 어렵다는 계산을 했다. 여기에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최근 심 지사를 만나 “창당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신당에 힘을 실어준 것도 자민련의 합류를 앞당기게 했다.
당초 신당은 자민련 의원들의 개별 입당을 요구했고, 자민련은 모양 있는 ‘당대당 통합’을 원해 통합 논의가 난항을 거듭했다. 이런 줄다리기 끝에 사실상 흡수 통합이지만 당 대 당 통합의 모양을 갖추는 절충이 이뤄진 것이다.
신당의 꿈은 야무지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석권하고 민주당과의 연대, 나아가 고건 전 총리 영입 등을 통해 수권세력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당의 지역적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구상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한화갑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고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변화 움직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주목된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중도실용주의 정치세력의 결집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할 수 있다”며 정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과 자민련, 민주당, 정 의원 등은 모두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도 아닌 중도 성향의 제3세력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어 이들이 손잡을 가능성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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