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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패밀리 - 'CEO서 북카페 주인으로' 김종헌씨의 인생 카운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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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패밀리 - 'CEO서 북카페 주인으로' 김종헌씨의 인생 카운슬링

입력
2005.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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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가기 싫은 날에는 결심을 하게. 10년 후를 지탱해주는 것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꿈이니까 말일세. 은퇴를 생각한다면 시점은 스스로 결정해. 몸값 관리란 말이 유행인데, 그건 늙어 죽을 때까지 하는 거야.

모든 일은 소박하고 단순하게 꿈꿔야지. 회사를 떠났을 때 자신을 지켜 줄 ‘나만의 것’을 만들게나. 인생 즐기는 법을 하루라도 빨리 깨닫도록 하게. 나머지 인생을 서럽게 살고 싶지 않다면 건강부터 챙겨야지.

단, 이 결정만은 단호하게 해야 돼. 보유중인 자금을 노후의 투자로 돌릴 것인지, 자식 뒷바라지로 쓸 것인지를.

최후의 동반자, 아내에게는 적극 투자해야지. 아내와 사이가 좋다면, 적어도 굶어죽지는 않을 테니 말이야.”

억대 연봉을 받던 CEO에서 홍천 베이커리 북카페 ‘피스 오브 마인드(Peace of Mind)’의 주인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종헌(58)씨가 불혹으로 접어든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정리해 보니 대략 저 정도였다. 그는 “아, 이제 그만 때려 치울까?” 를 입에 달고 사는 대한민국 40대 남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방황’이 아니라 ‘꿈’이라며 말문을 연다.

“남자 나이 마흔은 진짜 꿈이 필요한 나이지요. 스스로의 삶을 다시 연출해야 할 시기인 게죠.”

26세에 남영산업에 입사, 30년 동안 앞뒤 안 가리고 그야말로 회사형 인간으로 살아 온 김씨. 그는 이를 테면 성공한 사람이었다. 38세에 공개 상장법인 이사가 되는 등 남들보다 빠른 승진을 했고 회사 생활은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마흔이 되자 불안했다.

“10년 후에는 뭘 해먹고 살까 하는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죠.” 분주하게 운영되는 친구의 회사나 성공한 친구의 빌딩 낙성식에 다녀온 날은 ‘월급쟁이냐, 사업이냐’의 기로를 두고 밤새 고민하기 일쑤였다. 결국 회사 인간으로 끝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그만 두지는 않았다. 계획적으로, 15년간 회사 생활을 더 했다.

“바로 ‘꿈’ 때문이었어요. 마흔 무렵 확실하게 결심 했어요. 30대 중반부터 어렴풋이 꿈꿔오던 베이커리 북 카페를 내 인생의 2막으로 삼기로 말이죠.”

그렇게 꿈을 정하고 나니 회사 생활이 할만해졌다. 방황 끝에 내린 결론 덕에 직장 생활을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이다. 인맥을 넓히고 많은 경험을 쌓는 데 온 힘을 다 했다. 그리고 5년전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지난 2003년 강원도 홍천에 그토록 소망하던 베이커리 북카페를 차렸다.

그는 자신있게 말한다. “남자 나이 마흔에 재테크보다 중요한 일은 나머지 인생을 과감하게 올인 할 수 있는 꿈을 찾는 일”이라고. 그러나 그 꿈은 10대나 20대때의 꿈과는 달라야 한다.

“일단 실현 가능한 꿈이여야 하지요. 그리고 가끔 허물없는 사람들과 꿈의 구체적 실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해요. 이때마다 나오는 객관적인 의견들은 항상 명심해야 하고요. 가족에게 꿈을 설득한 후에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를 만들고 진행을 차근차근 점검해 나가면 됩니다.”

마흔에 꼭 시작해야 하는 건강 습관도 있다. 금주와 금연은 기본이고 적당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하며 이닦기를 철처히 해야 한다. 그는 “이닦기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치아 건강은 소화력이 떨어지는 노년기로 접어들수록 중요하기 때문.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나머지 인생이 서러워진다.

그는 창업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새롭게 도모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인맥을 관리하는 특별한 방법론은 없다. 그저 솔직하고 담백한 삶의 모습을 보이며 믿음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열명을 사귀고 아홉 명을 등지기보다는 한 사람이라도 좋은 관계로 발전시켜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이 밖에도 김씨는 돈 안들이고 시작할 수 있는 취미 찾기, 더 늙기 전에 봉사하기, 죽음의 모델 만들기 등이 마흔 살에 꼭 해야 할 일들이라고 덧붙였다. “누구든 인생 2막을 생각하는 사추기(思秋期)로 접어든 마흔 살 후배들이여, 꿈과 용기를!”

자, 그렇다면 그에게는 위기가 없었을까? 아내와 사이만 좋아도 굶어 죽지는 않는다고 하는 그는 그 고비를 어떻게 헤쳐 나왔을까? 김씨는 30대에 한 번, 40대에 또 한 번, 그리고 나이 50을 넘겨서도 이혼을 생각해 봤다고 털어 놓았다. 그 발단은 부부 싸움. 시행착오끝에 그는 부부 불화를 위한 나름의 극복 비법을 터득하게 됐다.

△상대방의 인격을 손상시키는 발언은 절대 삼가한다.

△부부 싸움 당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화해하고 함께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쓸데 없는 자존심을 버리고 먼저 사과한다.

△경제적 문제가 발단이 됐다면 과감하게 경제적 손실을 인정하고 감수한다.

△싸움의 정도가 심해 서로 마음을 풀지 못 할 때는 쌍방이 신뢰하는 사람을 개입시켜 화해를 시도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부부 恝遲?벌어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절대 부부 싸움이 집안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한다.

△부부 싸움 끝에 집을 나가서는 안 된다.

△이혼하자는 말을 절대 쉽게 꺼내지 않는다.

△자녀들에 대한 책임과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생각해 본다. 그는 대화로 모든 것이 풀릴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라 한다. “대화로 안 되는 부분이 있죠. 그 때는, 과감히 포기하고 체념하는 게 낫습니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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