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의 불사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러 왔다가 요란한 공사 소리에 실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게 이뤄진 불사가 때로는 자연 환경을, 때로는 전통 가람 양식을 파괴하기도 한다.
조계종은 무분별한 불사와 그에 따른 부정적 인식을 줄이기 위해 조만간 불사심의위원회를 발족키로 했다고 밝혔다. 불사심의위원회는 조계종의 기존 환경위원회와 성보관리위원회를 통합, 구성되며 사찰의 불사를 관리, 감독하는 기능을 맡게 될 전망이다.
원래 불사심의위원회의 발족은 9월 입적한 법장 총무원장 재직 시절 조계종 혁신위원회가 중심이 돼 추진하던 사업이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관 스님이 최근 제 32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직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사찰의 외형적 불사를 줄이겠다’ ‘법장 스님의 사업을 모두 이어 받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에 맞춰 종단 차원에서 조만간 불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사찰 부동산 관리령에는 사찰 부동산의 임대, 처분, 신축 등은 종단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실제로는 사찰 재산의 보존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서 불사에 대한 감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불사심의위원회가 꾸려지면 불사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ㆍ감독 권한을 종단이 갖고 각 사찰은 종단 승인을 얻은 후 불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 환경과 수행 환경의 파괴를 막을 수 있게 된다고 조계종의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심의위원회는 큰 권한을 갖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총무원장 직속으로 설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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