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의 전제 조건인 기업 내ㆍ외부 견제시스템의 개선 정도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에 의뢰해 국내 상장기업 528개사의 내ㆍ외부 견제시스템을 평가한 결과, 일부 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내부 견제시스템의 전반적 수준이 떨어지고 외부 견제시스템 역시 실제 작동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견제시스템의 종합지표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41점에 그쳤다. 외부 견제시스템도 제도수준지표 점수는 100점 만점에 92점이었지만, 실제작동 여부를 보여주는 작동수준지표 점수는 43점에 불과했다.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한 2003년 조사 때는 내부 견제시스템 점수가 38점이었고 외부 견제시스템 중 제도수준지표는 80점, 작동수준지표는 45점이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2003년 말 발표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에서 견제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경우 2007년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하고 기업별 자율규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데 따라 중간 평가를 위해 실시한 것이다. 공정위는 당시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위한 구체적 목표로 내부견제 60점, 외부견제 90점 등을 제시했다.
2003년에 이어 연속으로 지배구조를 평가 받은 34개 기업집단 중 점수가 개선된 경우는 29개, 악화한 경우는 5개였다. 특히 포스코 KT KT&G 등 공기업에서 민영화한 3개 집단은 80점 이상을 받았다. 또 총수가 없는 5개 기업집단은 74.1점인데 비해 총수가 있는 29개 기업집단은 43.2점에 불과했다.
외부 견제시스템의 경우 제도수준지표 점수는 투명성 제도 91점, 투명성 집행 89점, 책임성 96점 등으로 미국에 비해 손색이 없었지만, 전문가 103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평가한 실제 작동수준지표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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