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하순부터 차익실현에 몰두하던 외국인들이 1일 대규모‘사자’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아직 본격적인‘매수’로 방향을 튼것은 아니지만, 집중적 매도 분위기는 어느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존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들이 2,500억원 어치를 순수히 사들이면서 30.84포인트나 급등했다. 외국인이 하루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것은 9월12일(1,507억원) 이후 처음이다. 더욱이 9월21일부터 단 하루만 제외하고 매도 공세를 지속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때 2,000억원을 넘는 순매수 규모는 예사롭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된다.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은 미국 증시가 유가 안정과 예상치를 웃돈 국내총생산(GDP), 기업실적 호전 등으로지난 주말부터 반등한데 영향 받은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많이 팔았으니 차익실현을 마무리하고 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우증권한요섭 연구원은“2000년 이후 외국인이 매도했던 기간의 순매도 규모를 보면 적게는 시가총액의 0.9~2.5%정도였다”며“지난 8월4일 이후 외국인 누적 순매도는 시가총액의 2%정도로 차익실현이 어느 정도 마무리 국면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을 추세적으로 보기엔 성급한 감이 없지않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미국의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이 사라져야만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진정될것”이라며“외국인이 그간 충분히 편입하지 못한 금융주의 편입을 늘리는 차원에서 순매수 전환이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움직임을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유독 은행과 증권 등 금융업종에 집중됐다. 전날 3^4분기 순익이 1조원에 육박했다고 발표한 국민은행은개장직후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10%대 급등했다. 역시‘깜짝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외환은행과 LG카드도 각각 4%, 9%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의 실적 발표에서도나타나듯이 경기회복 조짐에 따라은행주들이 3^4분기에 상당수‘깜짝 실적’을 기록한데다 하반기 이후 외환은행 LG카드 등의 대규모인수^합병(M&A)전이 예고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외국인매수세가 실적이 뛰어난 금융주에 집중되고 있어 아직 매수 기조로 본격전환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며“유가가 더 떨어지면 인플레 우려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될수는 있다”고 진단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만일 FOMC에서 금리인상이‘끝물’이라는 뉘앙스를 풍겨주면 시장은 다시강한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기존 시각에 변화가 없다면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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