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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약물 재활복지학과 개설 원광디지털대 주일경 교수 "약물중독 없는 사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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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약물 재활복지학과 개설 원광디지털대 주일경 교수 "약물중독 없는 사회 만들어야"

입력
2005.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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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를 하나 새로 만들고 싶은데요….”

지난 5월 초. 전북 익산 원광디지털대 성제환 총장은 주일경(48) 교수가 불쑥 꺼낸 말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주 교수는 사회복지학과에 새로 임용된 지 두 달이 채 안 된 상태였다. 그로부터 3개월 후, 신참 교수의 신선한 제의는 국내 최초의 ‘약물 재활복지학과’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약물 재활복지학이란 마약과 알코올 등, 약물 중독 치료와 재활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 십 년 전에 전문 분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사회복지학의 하위 개념으로만 인식된 탓에 약물 중독자를 위한 재활 기관과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2003년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한 해 동안 마약류 남용으로 법적 제재를 받은 사람이 7,600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마약의 익명성과 은폐성을 고려할 때 실제 중독자 수는 40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는 원래 잘 나가던 무역회사 사장이었다. 대학 졸업 후 한 기업체에서 3년간 해외업무를 담당하며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직물수출업에 뛰어들었다. 6년 정도 운영한 회사는 산업부장관상과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할 정도로 견실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그의 삶은 ‘노숙자 복지시설’과 자매결연을 맺고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 180도 바뀌었다. 항상 술에 절어 있는 노숙자들을 보며 ‘왜 술을 끊지 못할까?’하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때마침 알코올 중독으로 생을 마감한 지인의 죽음을 계기로 사업에 미련을 버리고 1998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현지에서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를 많이 받았어요. 미국은 약물 중독자 1명당 사회복지사, 정신과 전문의, 행정보조 요원 등 서비스 제공자가 4~5명이나 됩니다.”

척박한 국내 현실로 생각이 미치자 머뭇거리고 있을 틈이 없었다. 뉴욕 아델파이(ADELPHI) 대학에서 사회사업학 석사를 따자마자(2000년) 귀국해 성균관대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주 교수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재로 인수한 치킨ㆍ피자가게에 약물 중독 경험자를 고용해 재활공동체의 정착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참담할 정도의 실패.

“2년간 30여 명이 가게를 거쳐갔는데 10명이 다시 구속됐어요. 약물 중독자의 사회 적응은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다시 한번 체계적인 재활교육과 국가 지원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온라인 교육이야 말로 약물 중독자 치료와 재활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약물 의존자들은 사회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익명성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이버대학은 이들의 고민을 쉽게 공유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입니다.”

약물 재활복지학과는 정원 100명의 4년제 정규 과정으로 교육부 인가를 받았으며 내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과정을 수료하면 사회복지사 자격을 부여한다. 또 국회에서 법률이 통과되면 ‘마약 의존증 극복사(가칭)’라는 자격증도 딸 수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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