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관련 업계는 중국의 조치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들 업체에서 올 들어 중국에 수출한 김치가 전혀 없는데다, 제조과정에서 고열로 가열하는 장류에서 기생충 알이 나올 리 없다는 것이다.
CJ㈜, 두산, 동원F&B, 풀무원 등 중국이 거론한 국내 김치 제조업체가 올 들어 중국에 수출한 김치는 단 1㎏도 없다.
두산 종가집김치와 동원 양반김치는 각각 중국 베이징과 칭다오에 공장이 있지만 양반김치의 경우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종가집김치는 중국 내수용이지만 정기적으로 불순물 검사 등 종합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안전하다는 주장이다.
또 국내에서는 요소비료나 유기질 비료로 배추를 재배하고 있어 100% 국산 배추를 쓰는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유기농법의 경우에도 분뇨를 살포하는 것은 현행법상 금지돼 있다.
특히 동원 양반김치의 경우 중국 정부가 발표한 회사의 한자 표기(東源)와 브랜드 명(士大夫)이 서로 달라 현지 업체가 상표를 도용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동원은 국내와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든 김치에 ‘양반(兩班)김치’라는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고 있으며, 회사명은 한자로 ‘東遠’으로 표기한다. 동원F&B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에서 발표한 동원식품은 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다른 회사”라고 주장했다.
고추장과 불고기양념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될 가능성은 더 희박하다. 생산과정에서 고열로 멸균과정을 거친 후 바로 포장하기 때문이다. 대상 관계자는 “기생충 알은 70도에서 2초 가량 가열하면 모두 소멸되는데, 고추장과 불고기양념장은 각각 섭씨 85도와 95도 이상에서 20분 이상 가열하고 있어 기생충 알이 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국내 중소업체나 중국 현지업체가 멸균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고추장을 만들어 팔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당장 중국에 수출이 금지된 것보다는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수출에 줄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수출된 김치는 총 2만 6,000톤으로, 7,6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에 수출한 김치는 총 16톤(3만 9,000 달러)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철저한 검역을 거쳐 제품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한국제품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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