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엔 역시 먹을 것도 많더라고 해야겠다. 한국이 주빈국이 되어 치러진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한 국내 출판사들이 사상 최고액의 저작권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장에서 직접 계약서를 쓰고 사인까지 한 책이 352종. 지난해의 3배가 넘는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올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한국관에 참가한 한국 출판사들이 368만8,800달러의 우리 책 저작권 수출 계약고를 올렸다고 31일 밝혔다.
올해에는 이 도서전에 참가한 한국출판사 수가 예년의 10배에 가까운데다, 한국관 면적도 사상 최대 규모였던 덕에 국내 출판사들은 지난해 110종(계약금 100만 달러) 계약을 훌쩍 뛰어 넘는 성과를 냈다. 특히 도서전 현장에서 상담한 건수가 2,058건(계약금 기준 2,058만 달러)에 이르러 앞으로 추가 계약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처럼 저작권 수출의 주력 부대는 어린이책 출판사들이다. 한국삐아제는 ‘풍선을 팡팡팡!’ 등 픽처북 시리즈와 ‘흉내쟁이 앵무새’ 등 키즈애니멀 빅북 시리즈, ‘계수나마 한나무’ 등 원리과학동화 전집 등 3종을 대만 그린란드 출판사에 7만 달러에 팔았다고 밝혔다. 홍콩, 대만, 마카오 일대에 독점 출판권을 갖는 조건이다.
인도 드림랜드 출판사와도 원리과학동화 등 3종을 모두 8만7,000달러에 수출하기로 가계약했다. 초방책방은 지난해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 도서전에서 최고 영예인 라가치상을 받은 콜라쥬 그림책 ‘지하철은 달려온다’의 저작권을 프랑스 미자드 출판사에 2,000달러에 팔았다.
영어책을 들고 해마다 적극적으로 저작권 판매에 나서는 어학전문 출판사들의 소득도 적지 않다. 링구아포럼은 ‘코어 토픽 가이드’ ‘리딩 이즈 펀’ 등 영어 교재를 멕시코 브랜트 와이 싱클레어 출판사 등 13개 출판사에 모두 20만 달러에 팔기로 가계약했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종합 단행본 출판사들은 당장은 성과가 없지만, 도서전 동안 활발하게 상담을 진행했기 때문에 곧 저작권 계약 문의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출협 기획홍보팀 장영태 차장은 “올해의 성공적인 저작권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후내년에도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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