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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표 아직도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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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표 아직도 방황?

입력
2005.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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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지표를 보면 경기가 과연 회복되고 있는지 도무지 헷갈린다. 비슷한 카테고리의 통계에서조차 일부 지표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예고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지표를 보면 회복의 본궤도에 진입하다 만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설비투자 통계.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3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그런대로 경기회복기에 보여질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이 2ㆍ4분기 2.9%에서 3ㆍ4분기 4.2%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흘 뒤 통계청의 ‘9월 및 3ㆍ4분기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기업설비투자는 여전히 싸늘하다. 증가율이 8월(-0.7%), 9월(-2.0%)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면서 2ㆍ4분기 1.4%에서 3ㆍ4분기 0.5%로 하락한 것. 한은 통계와는 방향이 정반대인 셈이다.

소비지표도 마찬가지이다. 통계청의 ‘9월 및 3ㆍ4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소비 지표인 소비재판매액지수는 7월(4.8%), 8월(6.1%)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다 9월(0.8%)들어 뚝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발표된 통계청 ‘9월 및 3ㆍ4분기 서비스업활동동향’에서 서비스업생산은 8월(5.9%)에 이어 9월(5.4%)에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소비재판매를 포함하는 광의의 소비지표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지표만 봐서는 대체 경기가 어느 시점에 서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다.

물론 이런 현상은 같은 설비투자와 소비 통계라 해도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은 국민계정의 설비투자는 75개 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의 설비투자는 선박, 낙농 등을 제외한 63개 부문이다.

배 한 대 가격이 수백~수천억원씩 하는 점을 고려하면, 두 통계가 일치할 수만은 없는 것. 소비지표도 산업활동동향의 소비재판매는 통계청이 백화점, 할인점 등 전국 5,500개 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지만, 서비스업생산은 이를 포함해 전국 5,000개 숙박ㆍ음식점 등을 추가로 조사하고, 금융기관 통계를 참고해 만든 서비스업 동향에 관한 종합판이다.

그러나 실물경기의 회복 트렌드만 분명하면 기준이 달라도 통계치의 방향이 다를 수는 없는 법이다. 같은 카테고리의 통계조차 시그널이 엇갈리는 것은 그만큼 실물경기가 방향을 못 잡고 있다는 반증이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부연구위원은 “경기회복과 부진이 줄다리기 할 때는 경기지표도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며 “경기 회복의 방향도 분명치 않고, 강도도 크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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