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30일 오전 일본 오사카(大阪)성 공원 앞 태양광장에서는 재일동포와 일본시민이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삼계탕 1만 그릇을 먹으며 우의를 다지는 장관이 펼쳐졌다.
오사카 성 천수각(天守閣)이 바라보이는 천막식당에선 재일동포 1세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정태춘 박은옥 등 한국의 문화예술인이 펼치는 위로잔치를 즐기며 정담을 나누었다.
광복 60주년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이 행사는 ‘한일 우정의 잔치 조직위’(위원장 이창복)가 중심이 돼 치러졌다. 역사의 굴곡에서 고생이 많았던 재일동포 1세들을 위한 효도잔치를 겸하는 행사다.
“한일 근대사에서 가장 희생이 많았던 분들을 위로한다”는 취지에 공감한 오사카시도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원을 맡은 포스코 관계자는 “재일동포를 비롯한 조상들의 희생에 대한 배상금으로 만들어진 포스코는 일본과 가장 관계가 많은 기업”이라고 밝혔다.
65년전에 일본에 건너 온 동포 1세 양상봉(梁祥鳳ㆍ85)씨는 “이런 잔치가 있다고 해서 모처럼 마음이 설레었다”며 “조국 형제들이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 삼계탕을 먹었다는 50대 일본인(여)은 “그 동안 우리가 재일동포 1세들을 잘 돌보지 못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는 일본과 한국이 진짜 친한 친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측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2개월간 일본의 주요도시 20여곳을 돌며 10만 그릇의 삼계탕을 무료로 제공한다.
한편 이날 효도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이틀전 방일한 300여명의 한국 평화대표단(단장 함세웅 신부)은 28일 히로시마에서 ‘평화를 위한 한일 교류의 밤’을, 29일 ‘한일 원폭피폭자 공동추도식’을 각각 가졌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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