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 미 부통령 비서실장의 기소에도 불구, 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과 이름을 최초로 누설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22개월간에 걸친 ‘리크 게이트’조사의 발단이 된 것은 로버트 노박의 2003년7월14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이다. 보수 논객인 그는 칼럼에서 조지프 윌슨 전 대사의 부인이 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이라고 폭로했다.
그의 논지는 윌슨 전 대사를 니제르 우라늄 의혹 조사단의 대표로 삼은 것은 전쟁에 소극적인 CIA의 의도가 개입된 것이다. 따라서 윌슨 전 대사의 주장도 신뢰를 둘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특검은 유독 노박 만큼은 소환하지 않았고, 노박도 변호인의 조언을 이유로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미 언론들은 노박에 대한 특별대우가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특검과의 타협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취재원이 ‘2명의 고위관리’라고 밝혔었다. 그 중 한 사람은 칼 로브 대통령 비서실 차장이라는 것이 정설로 굳어져 있으나 나머지 한 사람에 대해선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로브 차장에 대한 조사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특검이 그를 최초의 비밀 누설자로 상정, 포위망을 압축해 가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노박과 특검간에 이뤄진 거래 여하 등에 따라서는 최초의 비밀 누설자는 영영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는 리비 비서실장이 플레임에 관해 기자들과 얘기를 나눴다고 밝히면서도 정보기관 신원보호법이나 스파이법 상의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위증, 사법방해 등의 혐의만 적용했다.
피츠제랄드 특검은 리비 비서실장이 기자들과 얘기할 때 플레임의 신분이 비밀요원임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함구하면서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하는 데 법적인 장애가 있었다”고 만 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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