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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스포티지·프라이드가…현대차 투싼·베르나보다 더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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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스포티지·프라이드가…현대차 투싼·베르나보다 더 팔려

입력
2005.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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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엔진과 기본 차체(플랫폼)를 사용하면서도 디자인은 다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형제 차’ 가운데 동생인 기아차 모델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의 ‘투싼’ 보다 기아차의 ‘스포티지’가, 현대차의 ‘베르나’ 보다 기아차의 ‘프라이드’가 더 많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달 10일 출시될 기아차의 ‘로체’가 과연 형님뻘인 현대차의 ‘쏘나타’를 이길 수 있을 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된 배기량 2,000㏄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현대차의 투싼은 지난달까지 모두 6만3,532대(내수 기준)가 판매됐다. 반면 투싼과 엔진 및 플랫폼이 같은 기아차의 스포티지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모두 7만785대가 팔렸다.

투싼이 월평균 3,400여대 판매에 그친 데 비해 스포티지는 매월 5,000대 이상 판매된 셈이다. 이는 현대차가 기아차보다 기업 규모가 더 크고 영업망도 더 넓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의 결과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싼의 경우 출시 초기 노조의 거부로 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진 점이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8~9월 2개월 연속 투싼 판매량이 스포티지를 추월해 귀추가 주목된다.

SUV뿐만 아니라 소형차에서도 기아차가 현대차의 형제차 모델을 앞서고 있다. 기아차의 프라이드는 출시 첫 달인 4월에 무려 1,270대가 팔린 뒤 9월까지 모두 1만366대가 판매됐다.

한달 평균 1,700여대가 팔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프라이드와 엔진 및 플랫폼이 같은 현대차의 베르나는 9월 출시 첫 달 580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신차 출시 효과 등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판매 수준이다. 현대차는 10월 판매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진과 플랫폼이 같아 성능이 같은 차인데도 불구, 판매량에 차이가 나는 것은 결국 디자인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투싼보다는 스포티지, 베르나 보다는 프라이드의 디자인이 시장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스포티지와 프라이드의 경우 예전부터 인지도가 높아 브랜드 파워가 강하다는 것이다.

어떤 분석이 더 정확한지는 쏘나타와 로체의 승부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로체는 쏘나타에 탑재되는 쎄타엔진이 장착되고 플랫폼도 쏘나타와 같지만 디자인은 현대차의 패밀리 룩을 대표하는 쏘나타와 다르다.

일각에서는 로체의 디자인이 쏘나타보다 낫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면에서 로체는 소비자들에게 다소 생소해 쏘나타에는 못미친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로체는 배기량 2,000㏄와 2,400㏄ 모델 뿐만 아니라 쏘나타에는 없는 1,800㏄ 모델도 나온다”며 “쏘나타와 같은 엔진과 플랫폼을 쓰지만 기아차만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만큼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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