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민주화 덕분에 이념적 갈등이 수면 아래로 잠기고, 경제적 풍요 속에 인터넷 보급 등으로 다양한 문화를 풍미하며 ‘지독히 자기중심적이고도 충동적인 소비행태’를 보여 ‘X-세대’로 분류됐던 신세대들.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가 30일 내놓은 ‘우리 시대의 미드필더, 2635세대’ 보고서는 X세대들이 “여전히 자기중심적이고 개방적이지만 과거의 충동적인 소비 대신 실속있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전통’과 ‘혁신’을 잇는 미드필더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성이 강한 정신적 특성은 여전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철이 들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지난 5~7월 26~35세(2635세대) 남녀 640명과 36~45세(386세대) 남녀 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별면접과 심층 그룹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시대적ㆍ세대적 특성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우선 2635세대를 5가지의 공통된 경험과 특성(5I)을 지닌 ‘I세대’라고 규정했다. 민주화(Integration)와 외환위기(IMF),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 해외문화 개방(Internationalization), 사회인으로의 자립(Independence) 등이 이들 사이에 관통하는 공통적인 경험 요소들이다.
이 같은 경험 위에서 2635세대는 ‘우리’보다는 ‘나’를 우선하는 자기중심적(Individualized)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다. 절반 이상이 사회규범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타인과 다른 개성있는 삶을 살기를 원하고 있다. 이들의 자기중심적 성향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기개발활동(36.1%)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이성관과 결혼관은 진보적(Innovative)이어서, 결혼을 전제로 한 혼전 동거에 대해 절반 가까이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27.7%는 결혼할 의사가 없어도 동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충동적이던 소비관은 현실적(Into the reality)으로 바뀌었다. 이들 세대의 가장 큰 변화다. 물건을 살 때 사전에 정보를 탐색한 뒤 소비목록을 작성하고, 절반 가량이 쿠폰이나 할인카드를 활용한다.
또 자기표현을 위해 유행에 민감한(Inclined to Fashion)하다.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을 개성표현의 수단으로 여기는(49.4%) 2635세대들은 값비싼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모을 정도(32.7%)로 브랜드를 선호하고 신뢰한다.
이들은 또 외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56.4%), 정치보다는 사회, 스포츠, 취미생활에 더 관심을 갖는 등 문화개방적(Intercultural)인 성향을 갖고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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