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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반전의 카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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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반전의 카드' 있을까

입력
2005.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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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의 사퇴, 그리고 특별검사의 리크 게이트 관련자 기소 이후 미 정가의 관심은 한 곳에 모아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남은 3년 반의 임기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8일 “부시에겐 험난한 길이 아직도 39개월이나 남았다”면서 “그는 정치생애 최악의 1주일을 지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부시에게 필요한 것은 20년 전 이란콘트라 게이트가 터졌을 때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취했던 것과 같은 특단의 국정쇄신책이다.

불법무기거래 스캔들이 터지자 레이건은 비서실장을 포함해 백악관 보좌진을 교체하고 국내ㆍ외정책을 바꿔 새 국정 아젠다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그는 정책의 보수색채를 선명하게 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부시 대통령이 27일 마이어스 지명자의 자진 철회를 수용한 것도 정권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출구 전략’이다. 정치적 후퇴를 모르던 부시 대통령이 백기를 든 것은 그 자체로는 큰 상처다. 그러나 리크 게이트 수사가 계속 목을 죄고 곧 이라크 개전 3주년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이번 후퇴는 반전의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어스 지명자의 보수성을 의심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가던 강경 보수세력들 사이에선 당장 “마이어스의 자진철회가 부시의 대통령직을 구했다”,“부시 대통령이 우리를 다시 불러 모았고 우리는 기꺼이 환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게 미 언론들의 전언이다.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차제에 백악관 진용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된다. 지명 철회가 보수세력 재결집의 신호탄인지 여부는 부시 대통령이 누구를 새로운 대법관으로 지명하느냐에 따라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시 대통령에겐 레이건과 같은 카드가 없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하워드 베이커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불러들여 해결사역을 맡겼지만, 지금 보수진영에는 그럴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민주당측 인사들은 “대통령의 권위가 갖는 두려움의 효과가 이미 사라졌다”면서 ‘백약이 무효’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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