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상임중앙위원단이 28일 재선거 전패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현 지도부 유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지도부 사퇴는 물론 청와대 책임론,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봇물 터지듯 제기돼 당청간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ㆍ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우리당은 나름대로 개혁을 추진했으나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당이 거듭나기 위해 지도부는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도부 일괄 사퇴 방침을 밝혔다.
당초 문 의장은 “연석회의에서 재신임을 받으면 당 쇄신책을 내놓겠다”고 의욕을 밝혔을 정도로 사퇴 의사가 없었으나 연석회의에서 의원들이 지도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 결국 사퇴하게 됐다.
특히 상당수 의원들이 “청와대가 국민의 뜻을 왜곡해 당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이 당을 부속물로 생각하는 등 오만하다”는 등 노 대통령을 향한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키로 했으며 정세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16개 시ㆍ도당 위원장들을 위원으로 하는 인선위가 비대위를 구성키로 했다.
우리당은 조만간 비상대책위를 출범시켜 정기국회를 마무리한 뒤 내년 초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할 전망이다. 정동영 통일, 김근태 복지장관 등 대선주자들도 연말이나 내년 초에 당에 복귀할 것으로 보여 당내 세력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이병완 비서실장이 주재한 긴급 정무관련 수석ㆍ비서관 회의에서 “우리당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으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우리당 결정을 존중하는 게 원칙이라고 본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청와대는 또 노 대통령이 29일 당ㆍ정ㆍ청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갖기로 한 만찬 모임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특별한 말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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