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2008년 사상 처음으로 핵 추진 항공모함을 일본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미 해군이 27일 공식 발표했다.
미 해군은 성명에서 9척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중 1척이 1961년부터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에 배치돼 있는 재래식 항공모함 키티호크를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은 이번 결정이 미국과 일본 정부간 합의에 따른 것으로 전세계에 배치된 구 항공모함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미 해군이 보유 중인 12척의 항공모함 가운데 키티호크와 존 F. 케네디 만이 재래식이며, 68년에 배치된 케네디호의 경우 내년 중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에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에서는 방사능 유출 우려 때문에 핵추진 항공모함 배치는 물론 기항하는 데 대해서도 반발 여론이 많았다.
도쿄=김철훈특파원
▲ 니미츠급 핵 항모
미 해군의 원자력항공모함으로 길이 330m, 최대 넓이 77m 규모. 장비를 가득 실었을 때의 배수량이 10만2천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군함이다.
F-14 전투기 등 항공기 80대 이상을 적재할 수 있다. 최대속력은 30노트. 1975년 배치되기 시작했으며, 미 해군은 현재 9척을 보유하고 있다. 2차대전 때 해군태평양함대사령관으로 대일(對日)작전을 지휘한 체스터 니미츠 장군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 요코스카 기지
요코스카기지는 73년 베트남전 패전으로 국방예산이 감축되면서 단행한 주일 미군 재편 때 사실상 미국 항공모함의 모항이 됐다. 30여년 만에 원자력항모의 모항으로 바뀌게 된 셈이다.
원자력항모는 재래식 항모에 비해 항속능력이 훨씬 뛰어나 지구규모의 작전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에 핵무기 탑재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보유하지도,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다는 이른바 '비핵 3원칙'을 표방하고 있고, 일본에 기항하는 미군 함정들도 사실과 달리 핵무기 탑재를 부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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