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측 "어려운 길 피한 적 없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지도부 사퇴 소식을 듣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 측근은 “6자회담 등 남북관계의 중요한 현안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당 복귀 얘기가 나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현직 장관으로 아직은 주무 업무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쇄신론과 맞물려 조기 전당대회 등의 일정이 확정될 경우 당으로 돌아올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 장관은 평소에도 “당이 요구하면 언제라도 돌아가겠다”고 공언해왔다. 주변에서도 “지방선거를 밖에서 구경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연말이나 연초로 예상되는 개각 때 당으로 복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 장관의 복귀 여부는 김근태 보건복지장관의 거취와 맞물려 있다. 김 장관도 복귀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정 장관이 다른 선택을 할 여지는 거의 없어보인다.
한 측근은 “정 장관은 어려운 길을 한 번도 피해본 적이 없다”면서 “당에 돌아간다면 민심을 얻기 위해 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초 당에 복귀해 2월로 예상되는 전대에 출마한 뒤 5월 지방선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정면돌파를 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 김근태측 "복지부 업무에만 전념할 생각"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측근으로부터 ‘지도부 즉각 사퇴→ 비대위 구성→ 조기 전당대회 개최’라는 의원ㆍ중앙위원 연석회의의 결론을 전해 듣고 “알았다”고만 했을 뿐 더 이상 언급을 삼갔다. 자신을 정점으로 한 당내 재야파의 주장이 관철된 셈이지만, 이는 동시에 청와대와의 불편한 관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당분간 복지부 업무에만 전념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연말까지는 여의도를 일절 쳐다보지 않고 내년도 복지예산 확보와 국민연금법 개정안 처리, 식품 안전관리 대책 마련 등에 몰두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의 쇄신 논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얘기다. 여기엔 청와대를 의식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김 장관이 당 쇄신 논의에서 완전히 비켜서있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산층ㆍ서민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 회복’이라는 재야파의 쇄신론은 김 장관 본인의 평소 지론이자, 그가 향후 쇄신을 주도하게 될 재야파의 리더라는 사실 때문이다.
특히 “김 장관은 내년 지방선거가 정권 재창출의 1차 분수령이라고 보고 당이 자신을 필요로 하면 피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측근들의 전언은 김 장관이 내년 2월로 예상되는 조기 전대 출마를 적극 고려중임을 짐작케 한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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