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삭스가 4연승으로 우승함에 따라 올 시즌 한ㆍ미ㆍ일 프로야구의 최정상이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첫판부터 내리 4판을 이기는 싹쓸이 승부로 결정됐다.
이 같은 3개국의 동반 싹쓸이 우승은 확률적으론 발생하기 힘든 이례적인 현상이다. 한국의 삼성, 미국의 화이트삭스, 일본의 롯데 등 3개 팀 모두 파죽의 4연승을 올릴 수 있는 확률은 4,096분의 1(0.024%)에 불과하다. 4,096년에 한번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현실은 다르다. 1990년 월드시리즈에서는 신시내티 레즈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일본시리즈는 세이부 라이온스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한국시리즈는 LG가 삼성을 4연승으로 꺾었다. 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의 연륜이 짧아 유의미한 통계를 잡아낼 순 없지만 어쨌든 15년만에 재현됐다.
싹쓸이 우승을 뾰족하게 설명할만한 이유를 찾기는 힘들다. 다만, 한국시리즈 2차전의 연장승부, 월드시리즈 2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이 팀의 기세와 분위기, 선수사기에 영향을 주면서 연승, 연패로 이끌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뉴욕에서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가장 먼저 싹쓸이 우승팀이 탄생한 한국이 일본과 미국에 영향을 줬을지도 모른다.
일방적인 승부로 끝나는 바람에 3개국 모두 흥행엔 실패했다. 당장 게임 수가 줄어든데다 긴장감이 떨어져 흥미도 반감됐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의 경우 전국시청률이 11%로 보스턴 레드삭스가 주역이던 지난해(15.7%)에 비해 훨씬 저조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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