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 정책이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떨어뜨리는 반면, 하위권 성적은 끌어올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평준화 지역 고교생의 성적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낫다는 다른 연구결과도 이날 발표됐다. 앞의 연구결과는 평준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일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반면 뒤 연구결과는 평준화에 대해 긍정적인 것이다.
서울대 교육학과 김기석 교수가 한국교육개발원 의뢰로 연구해 27일 발표한 ‘평준화 정책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종단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학년 성적이 높은 상위권은 3년간 성적이 계속 떨어졌다. 반대로 1학년 성적이 낮은 하위권은 3년 성장률이 높아 대조적이었다.
김 교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01년 국가교육성취도 검사를 받은 평준화 고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2, 3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 성적을 추적했다. 언어 성적의 경우 고1 때 평균 29점 이하를 받은 하위권 학생은 고2 30.17, 고3 32.52점(9월 모의수능 기준) 등으로 점수가 월등히 좋아졌다.
그러나 고1 때 92점을 받은 상위권 학생은 고2 90.02, 고3(9월 모의수능) 86.07점으로 점수가 하락했다. 영어 등 다른 주요과목의 성적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또 특수목적고 학생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상위권 점수를 끌어내린다는 점에서 평준화는 부정적인 반면, 하위권의 성적을 중심으로 보면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연세대 강상진 교수가 한국교육개발원 의뢰로 연구해 내놓은 ‘고교 평준화 정책효과의 실증 분석 연구 보고서’에서는 일반의 예상과 다리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학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가 전국 126개 일반계 고교생 8,5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학력기준 횡단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역별 점수는 평준화 고교생들이 비평준화 고교생에 비해 언어(120점 만점) 4.72점, 수리(80점 만점) 문과 10.28점 및 이과 7.91점, 외국어(80점 만점)는 4.37점이 각각 높았다. 평준화와 비평준화 학교가 함께 있는 중소도시 지역만을 따로 비교한 결과에서도 평균적으로 평준화지역 학생들이 더 나은 학력을 보였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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