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사는 주부 권혜영(59)씨는 다음달 1일 새 며느리와 함께 충북 진천에 있는 동원 양반김치 공장으로 ‘김장 투어’를 떠날 계획이다.
단순한 공장 견학이 아니라, 아직 김치를 담글 줄 모르는 며느리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주려는 생각에서다. 올해는 김장을 하지 않고 시중에서 판대되는 김치를 사먹을까 생각도 했는데, 최근 잇따른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사먹는 김치는 도무지 믿을 수 없게 됐다.
동원 양반김치의 김장 투어(문의 080-589-3113)는 올해로 7회째를 맞는다. 포장김치 제조과정을 소개하고, 참가자들이 전문가들의 지도를 받아가며 100% 우리 농산물로 김치를 담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행사인데, 올해는 12월16일까지 계속된다.
본격 김장철을 앞두고 잇따라 터진 중국산 김치 파동의 여파로 국산 김치가 그야말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두산 종가집김치, 동원 양반김치 등 국산 재료만 사용해온 브랜드 포장김치는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매출이 종전보다 10~20% 신장했다.
유통업체에서는 믿을 수 있는 김치를 사먹거나, 김치를 직접 담가먹으려는 사람들을 위한 김장 마케팅이 활발하다. 또 국내 포장김치 업체는 김장투어나 공장견학을 추진하는 등 중국산 김치와의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3일까지 관악점을 제외한 수도권 11개 점포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위원회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김치재료 모음전을 연다. 배추(1포기) 3,300원, 무(1개) 2,700원, 생강(100g) 1,000원, 쪽파(1단) 2,500원, 깐마늘(200g) 3,000원선이다.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 본점은 다음달 3일까지 김장김치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종가집, 동원, CJ 등 국산 브랜드 포장김치를 예약 주문하면 20~30% 할인 판매하고, 무역센터점 등에서는 다음달 4일부터 13일까지 브랜드 김치 가운데 대표 품목을 선정해 20~30% 가량 싼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CJ홈쇼핑에서는 슈퍼모델 출신 연예인 홍진경씨의 ‘더 김치’(10㎏ㆍ3만9,900원)가 주2회 고정 편성돼 하루 7,000세트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산 기생충 알 김치가 주로 유통된 인터넷에서도 중국산 김치의 퇴출에 이어 각종 국산 김치 기획전이 진행되고 있다. 인터파크는 다음달 30일까지 국내 브랜드 포장김치 가운데 주부들이 많이 찾는 종가집, 하선정, 한복선, 농협 김치 등 4종의 브랜드 김치를 최고 25%까지 할인 판매하는 ‘대한민국 김치 4인방 할인전’을 열고 있다.
■ 김장, 내달 초~중순이 적기
김장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농협유통에 따르면 올해는 배추 재배 면적이 줄고, 기후가 좋지 않아 이맘 때쯤 출하되던 가을 배추의 출하시기가 열흘 정도 늦어져 11월초에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이때부터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중순 전까지가 김장을 위한 적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배추와 무 가격은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지만, 양념 가격은 예년과 비슷해 주부들이 주머니 걱정을 다소나마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마트에서 고춧가루는 1.2㎏에 2만2,800원선으로 지난해보다 8% 가량 싸며, 마늘도 ㎏당 5,800원으로 지난해의 89% 수준이다.
새우젓 역시 100g당 지난해보다 250원 내린 1,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배추는 할인점 행사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마트는 다음달 중순부터 대규모 ‘김장배추 특가행사’를 벌인다. 이를 위해 호남 일대의 배추농가와 계약을 맺고 100만 포기의 배추를 확보했다.
같은 기간 대대적인 김장행사를 갖는 롯데마트는 8월 중순부터 산지를 돌며 마련한 50만개의 무와 100만 포기의 배추를 준비했다. 홈플러스 역시 다음달 17일부터 열흘간 배추, 무, 쪽파, 대파 등 김장재료를 시중가보다 30% 싸게 판매할 계획이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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