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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권 교수의 가정주치의] (14) 골다공증은 증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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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권 교수의 가정주치의] (14) 골다공증은 증세가 없다

입력
2005.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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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특히 폐경이 지난 여성들은 골다공증 걱정을 많이 합니다. 뼈 건강 상태가 예전에는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삶의 질이 나아지고 예방 방법과 약제가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기 저기 관절이나 뼈가 아프면 혹시 골다공증이 생겼는지 걱정하시는 분이 늘었습니다. 또 당연히 이런 분들은 뼈 밀도 측정 검사를 받고 싶어 하고 골다공증 예방책을 물어봅니다.

그런데 가장 큰 오해는 골다공증이 다른 병처럼 어떤 증세가 있는 것으로 아는 것입니다. 뼈 밀도는 나이 들면서 아주 천천히 떨어지기 때문에 골다공증에는 아무런 자각 증세가 없습니다. 설사 골다공증이 있는 분이 아프다고 해도 뼈가 부러지거나 납작해지지 않으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증세이기 보다는 다른 관절통이나 근육과 힘줄 같은 데 문제가 생긴 걸로 보아야 합니다. 특히 무릎이 아프다고 골다공증 검사를 원하는 분도 있는데, 이는 더욱 틀린 생각입니다.

무릎이 아프면 거의 퇴행성관절염이나 무릎 주위의 힘줄과 인대에 탈이 난 경우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골다공증은 검사를 해야만 병 유무도 알고 그 정도를 알 수 있지 증세로 알기는 어렵습니다.

골다공증의 증세는 뼈가 약해져서 손상을 받아서 골절이 일어나야 나타납니다. 겨울철에 넘어져서 쉽게 손목이 부러질 수도 있고 알지 못하는 가벼운 손상에도 척추 뼈가 납작해지는 압박골절이 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허리가 삐끗하는 경우와 정도의 차이 외에는 비슷하기 때문에 놓치기 쉽습니다.

아주 심한 허리 통증이 갑자기 생기지만 몇 주 지나면 나아지기 때문에 더 간과하기 쉽지요.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접어들고 허리도 굽어지는 변형을 초래합니다. 엉덩방아를 찧어 대퇴 골절이 생기면 수술이 필요하고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어서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칩니다. 그래서 골다공증이 있는 분은 낙상을 입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뼈는 흡수되어 없어지고 한편으로는 새로 뼈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계속됩니다. 30대까지는 없어지는 뼈보다 만들어지는 뼈가 많아서 뼈 밀도가 올라가지만, 그 후에는 역전되어 점차로 뼈 밀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몸이 뼈 형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결국 골다공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이 병이 증세가 없으므로 때가 되었거나 걸리기 쉬운 조건을 갖춘 분에게 뼈 밀도 검사를 해서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뼈 형성에는 충분한 칼슘과 미네랄, 여러 종류의 적절한 양의 호르몬이 필요합니다. 또 칼슘이 장에서 흡수되어 뼈로 잘 가게 하는 비타민D도 필요합니다.

뼈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 1200 mg 정도의 칼슘이 필요한데 이를 순전히 우유로만 충당한다면 무려 6잔 이상의 양이 됩니다. 평소 적절한 유제품을 먹고 폐경 후에는 칼슘제 알약 보충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살갗에서 비타민D가 합성되게 충분한 햇볕을 쬘 수 있게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골다공증이 잘 오는 체질이나 습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머니나 이모 중에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 운동을 안 하고 앉아서만 지내는 사람, 야윈 사람, 일찍 폐경이 된 사람, 흡연과 지나친 음주, 갑상선 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 약물복용자 등입니다. 따라서 이런 분은 더욱 각별히 칼슘 섭취는 물론이고 체중을 싣는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골다공증에 걸릴 위와 같은 조건이 있는 분은 60세 정도에 뼈 밀도 검사를 하고 아무런 위험 요인이 없는 분은 65세에 뼈 밀도 검사를 받아도 됩니다.

그 결과에 따라 더 적극적인 예방 혹은 치료가 시작됩니다. 뼈 형성을 도와주는 약제도 있고 폐경 여성에서 여성호르몬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치료를 선택할 것인가는 환자의 조건과 희망사항도 고려하고 약물의 이상반응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노년에 찾아오는 골다공증은 좋은 생활 습관을 지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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