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전자를 축으로 한 극장의 진화가 눈부시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멀티플렉스 CGV와 메가박스가 최근 주도하는 ‘극장 혁명’의 최대 화두는 스크린의 화질과 음향의 획기적 개선.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과 안방극장에 빼앗긴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돌려 세울 수 있는 것은 결국 편의시설이 아닌, ‘관람의 질’ 자체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연말이면 63빌딩에서나 보는 것으로 알았던 아이맥스 영화관이 멀티플렉스 안으로 들어오고, 내년이면 현재 5곳에 불과한 디지털 상영관이 300곳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맥스영화, 멀티플렉스에서 즐긴다
CGV는 12월1일 용산점과 인천점에 아이맥스관을 개관한다. 아이맥스 영화는 높이 18m의 스크린이 필요해 일반 극장에서는 그 동안 상영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아이맥스사가 보급형 상영 시스템인 MPX방식을 내놓으면서도 일반 극장도 일부 개조를 통해 아이맥스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 되었다.
자연 다큐멘터리에 한정된 상영작 목록 문제는 일반 영화를 아이맥스 영화로 바꾸는 디지털 리마스터링(DMR)으로 해결되었다. DMR 방식으로 기존 35㎜ 필름영화를 아이맥스 영화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은 1편당 20억원 정도이지만 선명도는 9배나 높아진다. CGV는 아이맥스관 개관작으로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상영한다.
디지털 상영, 극장역사를 바꾼다
메가박스는 내년 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점 16개관을 시작으로 상반기 개점 예정인 목동, 신촌 점에 디지털 영사시설을 갖춘다. CGV도 11월말 용산점 11개관 모두에 디지털 영사기를 설치하며, 내년 1월까지 전국 266개관의 영사시설을 모두 디지털로 바꾼다.
멀티플렉스들이 6,000~8,000만원 가격의 아날로그 영사기를 걷어치우고, 최소 1억5,00만원인 고가의 디지털 영사기로 대체하는 것은 디지털이 갖는 여러 장점 때문이다. 디지털 영사기는 필름보다 10배 이상 선명한 화질과 고음질을 제공하며, 자막 입히기와 색 보정도 용이하다.
디지털 상영관 체제가 구축되면 배급체계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난다. 디지털화 된 영화는 서버와 네트워크망을 통해 각 상영관으로 전송된다. ‘영사기에 프린트를 건다’는 말이 폐기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디지털 상영관 체제가 구축되면 필름 프린트 제작과 배급에 따른 비용을 50이상 절감할 수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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