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포’ 의 독무대였다.
롯데 마린스의 이승엽이 26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선제투런홈런을 포함, 4타수 4안타 3타점을 올리는 대활약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팀 득점을 모두 올린 이승엽의 맹타에 힘입어 롯데는 7전4선승제의 일본시리즈에서 4연승을 거두면서 74년 우승 이후 31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퍼시픽리그 챔피언리그에서 9타수 1안타의 부진을 보였던 이승엽은 일본시리즈에서는 4차전까지 홈런 3개를 포함, 11타수 6안타 6타점을 올리면서 ‘아시아의 대포’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특히 이승엽은 2002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일본시리즈까지 우승, 최초로 한ㆍ일 양국 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게 됐다. 선동열과 이종범, 이상훈이 99년 주니치 드래곤즈 소속으로 일본시리즈까지 진출했으나 다이에 호크스에 져 우승을 하지는 못했고 정민태, 정민철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으로 2002년 우승을 했지만 당시 엔트리 멤버에 들지 못했다.
이날 7번 타자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0-0이던 2회초 2사 2루 볼카운트 1-3에서 상대선발 스기야마의 5구째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120m짜리 선제 투런홈런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1, 2차전 연속 홈런에 이어 일본시리즈 3번째 홈런이다.
이승엽은 2-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 프랑코의 볼넷에 이어 계속된 1사 2루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도 상대 좌완 투수 노미의 한 가운데 직구를 받아 쳐 좌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이어 3-0이던 7회 1사에서도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렸으나 3루까지 내달리다 아쉽게 한신 외야수의 정확한 중계플레이에 아웃됐다. 9회초에도 1사에서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완벽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롯데는 6회말 한신에 3안타를 허용, 3-2까지 쫓겼으나 승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이승엽은 경기후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선취점을 내 손으로 올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엽은 내달 10일 코나미컵에 출전, 친정팀인 삼성과 맞대결을 벌인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 "사이클링 히트만 했어도 MVP도…" 3루 횡사 아쉬움
“사이클링 히트만 됐어도…”
선제투런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로 일본시리즈 4차전 승리를 이끈 이승엽이 아쉽게 MVP(최우수선수)를 놓치고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이승엽은 1~4차전동안 홈런 3개 포함 11타수 6안타(타율 5할4푼5리) 6타점의 맹활약을 펼쳤지만 일본시리즈 MVP 영예는 8연타석 안타의 일본시리즈 기록을 세운 팀 동료인 3루수 이마에 사토시에게 돌아갔다.
이마에는 시리즈 1, 2차전에서 각각 4타수 4안타로 8연타석 안타를 기록하는 등 홈런 1개 포함, 타율 6할6푼7리의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마에가 이승엽에 앞선 6번 타자로 나선 최종 4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득점찬스를 살리지 못한 반면 이승엽은 거의 사이클링 히트에 가까운 대활약으로 팀 타점을 싹쓸이,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 아쉬움이 짙다.
더욱이 3루에서 횡사했던 7회 세이프만 됐어도 ‘사이클링 히트’의 대기록과 MVP,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을 것으로 예상돼 안타까움은 더하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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