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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출신 벤 버냉키… 그린스펀 노선 따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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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출신 벤 버냉키… 그린스펀 노선 따를 듯

입력
2005.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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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의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새 의장으로 지명된 벤 버냉키(51)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이 ‘포스트 그린스펀’ 시대를 어떻게 풀어갈 지가 관심이다.

그린스펀 현 의장이 월가에서 쌓은 수십년간의 실물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8년 동안 미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해왔다. 반면 버냉키 지명자는 실물경제에 관한 한 초년병이나 다름없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의 발탁으로 FRB 이사를 맡기 전까지 그는 17년 동안 스탠퍼드, 프린스턴 대학 등 상아탑안에서 거시 경제와 금융정책을 강의했다. FRB 이사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올해 6월의 일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그를 환영했다. 이유는 그의 학문적 능력,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에 신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플레를 적절히 억제하면서 미 경제의 견실한 성장을 이끈다는 그의 정책 방향은 기본적으로 그린스펀의 노선을 따르고 있고 이를 시장이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새 의장으로 지명된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그린스펀 시대에 확립된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내 정책의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이는 인플레 조절을 위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시켜온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내년 2월부터 시작될 ‘버냉키 시대’에서는 변화와 우려의 요소도 감지된다. 백악관은 버냉키 지명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했으며 그 이유는 ‘실물경험의 부족’이었다고 전해졌다. 점증하는 미국의 무역적자, 주택시장에서의 거품붕괴 우려, 고유가, 고 부채 저 저축, 물가상승에 못 미치는 임금인상 등의 문제에 있어서 그린스펀 만큼 냉정한 관리 능력을 발휘할 지가 우선 관심사다.

골드만 삭스 경제연구소 연구주임 윌리엄 두들리씨는 “학자적 집착이 실수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면서 “그는 아직 위기에 의해 시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버냉키 지명자가 확고한 소신으로 주장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제시 및 FRB 정책의 투명성 확보에도 변화의 요소가 내재돼 있다. 그린스펀 현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미리 내거는 것은 정책의 유연성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반대 의견을 갖고 있었다.

부시 정부와의 조화를 이룰지도 관심사다. 그린스펀 의장은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이나 사회보장 개혁 방안을 지지해왔지만 버냉키 지명자는 공화당원임에도 불구, 당파적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지명이 부시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도박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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