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향의 최근 행보는 눈부시다. 2001년 지휘자 함신익을 예술감독으로 맞고 나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수한 단원 확보와 체계적인 훈련, 도전적인 레퍼토리, 다양한 기획과 전문적인 경영 관리 등에 힘입어 모든 연주를 유료 관객으로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대전시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 중심에는 지휘자 함신익이 있다.
함신익과 대전시향의 서울 나들이는 매번 큰 관심을 끌었고 많은 갈채를 받았다. 29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다시 한 번 모습을 나타낸다.
패기만만한 지휘자의 원기왕성한 오케스트라답게 야심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곡가 도루 다케미쓰(1930~1996)의 ‘Day Signal’(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과 ‘Twill by Twilight(황혼이 짠 능직ㆍ綾織)’, 후기 낭만파 거장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키호테’와 오페라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연주한다.
도루 다케미쓰는 내년 그의 10주기에 맞춰 전세계 주요 공연장마다 기념 축제와 시리즈를 마련할 만큼 위대한 거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무대에서 그의 작품을 들을 기회는 거의 없었다.
‘Day Signal’은 금관악기만의 팡파르인데, 무대 좌우로 금관악기군을 나누어 뚜렷한 대비와 공간감을 보여주는 곡이다. ‘Twill by Twilight’는 황혼이 어둠으로 바뀌어가는 순간을 파스텔 톤으로 미세하게 그려낸 정밀한 작품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도 국내 무대에서 듣기 힘든 곡이다. 서주와 주제에 이어 10개의 변주곡과 에필로그로 이뤄진, 매우 화려한 대작이다. 이 곡에서는 돈키호테 역의 첼로와, 돈키호테가 사모하는 여인 둘시네아 역의 비올라가 활약하는데, 일본 최고의 첼리스트 쓰요시 쓰쓰미(도호음대 학장 겸 산토리재단 이사장)와 대전시향 비올라 수석 이선영이 연주한다. (02)751-9607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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