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G마켓’은 발랄하다. G마켓은 7월 인기 가수 이효리씨의 이름을 따 ‘효리숍’을 열었다. 이씨가 즐겨 입는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이 매장은 오픈 이후 2만원짜리 바지가 1억원 어치나 팔려나갔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특정 연예인의 이름을 내세운 ‘스타숍’은 인터넷 쇼핑몰의 단골 메뉴가 됐다. 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택배’ ‘아침 과일배달’ 등 각종 서비스에서부터 ‘1 대 1 흥정’ ‘오늘 본 물건 5개 띄워놓기’ 등 G마켓이 처음 고안해낸 각종 마케팅 기법과 아이디어가 관련 업계를 리드하는 일은 다반사가 됐다.
G마켓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업계의 트렌드를 리드할 수 있었던 데는 끼로 똘똘 뭉친 직원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 열정을 이끌어내고, 각자의 개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G마켓의 기업문화가 더해졌다.
2003년 63만명이던 회원 수를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9배(580만명) 가까이 늘린 비결은 G마켓이 자랑하는 이른바 ‘별난 여자, 별난 남자’들이다.
e마켓사업본부 류광진(35) 본부장은 독립영화 촬영감독 출신이다. 그는 1996년부터 2년간 독립영화 제작에 나서 97년 부산단편영화제에서 ‘뫼비우스의 띠’라는 작품으로 금상을 받았다.
그는 영화감독 출신답게 기발한 아이디어와 돌파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다. 2003년 10월 한 판매자가 내놓은 명품 머플러에 하루 3,000건의 주문이 폭주하는, 당시로서는 ‘일대 사건’이 발생했다.
그 정도의 주문을 처리해본 적이 없던 판매자는 “배송이 불가능해 주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며 발을 뺐다. 하지만 소비자와의 약속을 깰 수 없었던 류 본부장은 판매자에게 “무조건 서울 여의도 우체국으로 물건 전량을 보내라”고 한 뒤 직원들과 함께 우체국으로 가 직접 물건을 발송했다.
가까스로 주문 물량 전부를 발송할 수 있었고, 이 일은 G마켓에서 고객과의 신뢰를 지킨 일화로 직원들 사이에 전설처럼 남아있다.
운영기획팀 임우영(33) 대리는 99년 ‘MY SOUL’이라는 앨범을 내고 활동했던 가수였다. 그는 현재 대학 전공을 살려 웹페이지 기획 및 디자인 업무를 맡고 있는데, 최근 G마켓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을 주도했다.
그는 언젠가는 배경음악을 들으면서 쇼핑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 홈페이지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임 대리는 “음악과 웹디자인 모두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고 말했다.
G마켓 사내 모델로 활동하는 인사팀 김은옥(27ㆍ여) 대리는 97년 안동 ‘한우 아가씨’ 출신이다. 이후 TV와 라디오 리포터로 활동하다 지난해 G마켓에 입사했다.
그는 인사팀에 있으면서 리포터 시절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익혔던 대화 기술을 바탕으로 사원들의 입장을 경영진에 적절하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언젠가는 자신의 끼를 살려 ‘온라인 쇼핑 VJ’로 변신해 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G마켓에서 뚝심과 체력이 가장 뛰어난 직원을 꼽으라면 단연 서비스팀 이종찬(27)씨와 운영기획팀 김영준(31) 대리가 으뜸이다. 김 대리는 2000년과 2002년 대한모터사이클연맹이 주관하는 바이크 레이싱에 참가하기도 했던 모터사이클 레이서 출신. 그는 당시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뎌냈던 체력과 근성으로 회사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대학 시절 축구선수였던 이종찬씨는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대신 취업전쟁에 뛰어 들었다. 특유의 민첩성과 순발력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는 언젠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스포츠용품 전문 매니저로 나설 생각이다.
G마켓 구영배 사장은 “G마켓이 거둔 성공의 80%는 직원들의 열정과 땀이 일궈낸 것”이라며 “이들이 있기에 G마켓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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