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별로 2경기씩을 치르면서 초반 탐색 전을 마친 2005~06 KCC프로농구가 이번 주 부터 본격적인 기선 잡기에 들어간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최고의 야전사령관 자리를 놓고 벌이는 김승현(대구 오리온스)과 신기성(부산 KTF)의 30일 부산 경기. 이번 시즌 들어 처음 맞붙는 둘은 팀의 승패 뿐만 아니라 최고의 포인트가드란 명예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김승현의 상승세가 무섭다. 프로 5년차로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김승현은 2경기에서 평균 21득점(득점12위), 8리바운드, 9어시스트(어시스트1위)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쳐 일약 팀을 서울 삼성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올려놓았다. 특히 김승현은 빠른 속공을 이용, 김병철에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주고 안드레 브라운과 아이라 클라크에게 상대 골밑을 유린케 하며 팀의 2연승을 주도했다.
지난 시즌 원주 TG삼보의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신기성은 이날 대결을 통해 가드 ‘연봉 킹’(3억6,000만원)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비록 올해 KTF로 옮겨 아직 팀 분위기에 100%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신기성은 2경기에서 평균 9.5득점, 5리바운드, 8.5어시스트(어시스트 2위)의 농익은 기량을 보여줬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애런 맥기, 마크 샐리어스 등과의 호흡이 더욱 좋아지고 있어 둘의 맞대결은 농구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챔프전에서 혈전을 벌였던 전창진 원주 동부 감독과 신선우 창원 LG감독의 올 시즌 첫 지략 대결(25일 원주)도 빅카드다. 전 감독과 신 감독은 두 시즌 동안 번갈아 한차례씩 챔피언 반지를 차지하며 치열한 사령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시즌 들어 팀을 바꾸며 제2의 비상을 꿈꾸고 있는 두 감독은 이번 대결에 역시 자존심을 걸고 있다.
특히 두 감독 모두 2연패를 당한 터라 외나무 대결이 불가피하다. 웃는 감독은 연패의 사슬을 끊고 새로운 진용을 짤 수 있지만 3연패에 빠지는 다른 감독은 1라운드에서 하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켜 두 사람 모두 사활을 걸 전망이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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