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순방 중인 로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몽골에서 말을 선물로 받았다.
체렌쿠 사라오브리 몽골 국방장관은 22일 수도 울란바토르의 국방부 건물 앞에서 럼스펠드 장관에게 깜짝 ‘말 선물’을 했다. 몽골에서는 귀빈 방문시 말을 선물하는 전통이 있다. 럼스펠드 장관은 석양을 배경으로 말 고삐를 잡은 후 “이 기운 넘치는 동물의 주인이 되어 영광이다”라며 활짝 웃었다.
징기스칸의 세계정복 원정길을 도운 말들의 혈통을 이은 이 준마는 밀크커피 색깔의 몸통에 원두커피 색 나는 꼬리를 가졌다. 몽골 국방부 관리는 “럼스펠드 장관 만을 위한 말”이라며 “승마 때 대초원의 바람만이 그의 뒤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즉석에서 이 말을 ‘몬태나’라고 이름 붙였다. 드넓은 평원이 펼쳐진 몬태나 주와 몽골 초원의 풍경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 였다. 럼스펠드 장관은 몬태나가 뛰어 놀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목장을 뉴멕시코 주에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몬태나를 미국으로 옮겨가는 문제가 생겼다. 럼스펠드 장관이 타고 온 공군 전용기는 보잉 747기종이라 공간은 넉넉하다. 그러나 ‘최후의 날 비행기’라는 별명답게 핵전쟁 때 8일 동안 작전 지휘가 가능하도록 슈퍼 컴퓨터와 원격회의시설 등을 배치하고 있어 마구간을 만들 실공간은 없다.
할 수 없이 럼스펠드 장관은 울란바토르 인근에 몬태나를 맡긴 후 다음번에 찾으러 오기로 결정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9월 비슷한 이유로 울란바토르 시장에게 선물 받은 말을 두고 온 적이 있다.
럼스펠드 장관의 몽골 방문은 미국의 대 테러전쟁에 협조해 준 나라들과의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몽골군은 이라크 남부 힐라에 130명을 파병해 이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고, 아프가니스탄에도 50명을 파병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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