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진타오(胡錦濤)국가 주석 겸 당 총서기의 북한 방문은 예상돼온 일이지만, 가시적 성과를 올릴지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막판까지 의문부호가 붙었었다.
후 주석의 평양나들이는 2001년 9월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이래 4년 여 만에 이뤄지는 중국 정상의 방북이다. 또 후 주석이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된 뒤 첫 공식 방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북한으로서는 학수고대하던 사업가운데 하나가 성취 된 셈이다. 북한은 그 동안 2004년 김정일 위원장이 비공식으로 중국을 방문 했을 때나 2004년 김영남 , 2005년 3월 박봉주총리가 방중했을 때 후주석의 방북을 집요하게 요청했었다. 하지만 후 주석으로서는 4차례의 6자회담을 통해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북한 핵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평양에서 ‘순치(脣齒)’의 우의를 표방하기에는, 핵회담 의장국으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베이징 6자회담에서는 공동성명이 채택되는 성과를 올려 평양으로 향하는 길이 트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11월 초로 예정된 차기 회담에 북한이 무조건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등 양국 간 교섭이 더욱 진전을 봤다.
북한 노동당 창건 60주년을 맞아 평양을 방문한 우의(吳儀) 부총리가 북한의 자원개발 및 기반시설 건설에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도 이 같은 사례다.
11월 중순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도 후 주석의 발길을 재촉 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방북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확대 도모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으며 북한의 대미, 대일관계 정상화에도 윤활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가지 지금까지 후 주석의 발목을 잡은 것 중 하나는 계속되는 북한의 식량 중유 등 경제 원조 요청이었다. 중국의 정상은 과거 전통적으로 북한을 방북 했을 때에 한 보따리씩 경제원조를 선물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중국의 현지도부에서는 대북 무상원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지원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차에 올해 북에 대풍이 들었고 경제도 호전 돼 발걸음을 가볍게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떤 경우든 후 주석의 이번 북한 방문은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북아 지역 평화에도 도움을 주고, 중국은 영향력을 과시 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결과가 주목될 수 밖에 없다. 후 주석은 정치국원 때인 지난1993년 7월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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