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최근 민자 제안 도로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건설사가 이미 제출한 사업 제안 내용을 수정해 다시 제안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21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초 민자 제안 사업 제안 입찰을 받은 평택-시흥, 제2경인(안양-성남), 송현-불로 등 3개 민자 고속도로사업(총 사업비 2조9,200억원)과 관련, 건교부가 도로사업시행을 수행할 유동화 전문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일부 사업자들이 유동화 전문회사를 설립한 뒤 다시 제안토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따라 건교부가 특정 업체를 봐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올 4월 개정된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사업시행자가 향후 사업 운영을 전담할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별도법인(유동화 전문회사)을 설립하면 법인세가 감면되는 혜택을 입게 된다. 이로인해 전체 사업비가 줄어 가격 경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3개 민자 고속도로사업에 제안서를 낸 9개 컨소시엄 중 유동화 전문회사를 설립해 사업제안을 한 곳은 3개 컨소시엄 뿐. 최초 사업 제안사 3곳을 포함한 나머지 6개 컨소시엄은 유동화 전문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별도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제안한 업체 관계자는 “제안서 평가를 공정히 수행해야 할 정부가 특정 업체에 대해 이미 제출된 사업제안서를 다시 수정해 제출토록 하는 것은 발주처로서 공정성을 잃은 처사”라며 “향후 사업평가와 사업자 선정에 대해서도 공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모든 사업 제안사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사업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동화 전문회사를 설립하지 않았던 제안사들에게도 기회를 준 것”이라며 “특정업체 봐주기 등 불공정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평택-시흥 고속도로에는 S건설 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냈으며, 송현-불로 고속도로는 K건설 컨소시엄과 D건설 컨소시엄, 제2경인(안양-성남) 고속도로는 L건설 컨소시엄 등 4개 등이 사업 제안을 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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