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전면 파업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부산항이다. 내년 1월 부산신항 개장을 앞두고 물류대란이 발생할 경우 외국 주요 선사들의 이탈을 불러 동북아 중심항은 커녕 주변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물동량 부족에 따른 부산북항, 부산신항, 광양항 등 국내 항만간 제살 뜯기 경쟁이 격화해 공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만물류업계는 이번 파업이 2003년 5월 화물연대의 1차 파업처럼 물류대란으로 번질 경우 부산항에 기항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의 10~30% 가량이 중국 일본 등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03년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전까지 17%대의 높은 물동량 증가세를 보였던 부산항은 2003년과 2004년 물류증가세가 10%로 꺾였고, 세계 컨테이너항만 서열 3위에서 5위로 추락했던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이 기간 상하이(上海) 등 중국의 경쟁 항만들은 매년 20%를 웃도는 고속성장세를 지속, 부산항을 빠져나간 환적화물들이 중국항만에서 처리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다 부산신항 개장을 앞두고 올 들어 8월까지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은 786만1,597TEU(20피트 컨테이너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9만382TEU에 비해 4.96% 증가하는데 그쳐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 외국 선사 관계자는 “중국이 최신 컨테이너 항만을 속속 개장해 당장 비상이 걸린 상황인데 화물연대까지 파업한다면 부산항은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항 부두운영사들도 “파업을 강행하면 환적화물 등 물동량이 중국이나 일본으로 이탈하고, 물량이 줄어들면 결국 화물연대의 요구사항 관철도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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