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주라고 하면 엠텍비젼이나 코아로직을 떠올리는 투자자들이 많다. 두 회사는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되는 휴대폰 카메라용 모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반면, 각 부품을 하나로 연결하는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들은 100개 이상 난립하는데다 중국ㆍ대만 업체들의 저가 공세까지 더해 다른 부품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디에이피는 PCB 중 고부가가치 제품인 빌드업(Build-Up) PCB를 주로 생산해 차별성을 인정 받고 있다. 빌드업 PCB는 기판의 크기와 두께를 대폭 줄이고 배선의 효율성을 증대한 제품으로, 휴대폰과 PDA 등 작고 얇은 전자제품에 필수적이다. 날이 갈수록 얇고 작아지는 전자제품의 특성상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창업자 이성헌(50) 사장은 “시장의 변화를 읽고 2000년부터 휴대폰용 빌드업 PCB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시작해 시장을 선점했다”고 밝혔다.
18년의 역사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벨웨이브 등 국내 주요 업체는 물론 해외 휴대폰 업체들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75%에 이를 정도로 매출처가 다양해, 납품처가 단일한 일부 휴대폰 부품업체와 달리 위험 분산이 가능하다.
환하게 웃는 표정이 인상적인 이 사장은 직원과 회사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집무실에 500명이 넘는 직원들의 사진을 모두 붙여 놓고 틈날 때마다 얼굴과 이름을 익힌다”는 그는 자녀들까지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성과급이나 각종 복지혜택 제공에도 신경 쓰고 있다. 직원들의 애사심도 대단하다. 올해 7월에는 임직원들이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며 자사주 갖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8월까지만 해도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납품처들의 단가인하 압력과 휴대폰 업황 부진, 환율 하락 등으로 1분기에 일시적으로 적자가 나면서 주가가 공모가 아래까지 떨어진 것이다.
반등은 증권사들의 호평이 잇따른 9월 초부터 시작됐다. SK증권과 한화증권 등은 최근 “디에이피의 실적이 안정권에 들어섰고 내년에는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밝혔다.
이 사장도 “아직도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지만 업황 회복 등으로 실적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머지않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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