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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권 교수의 가정주치의] (13) 당뇨병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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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권 교수의 가정주치의] (13) 당뇨병 관리

입력
200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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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당뇨병은 원인에 따라 제1형과 제2형 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제2형 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보다도 인슐린이 분비되지만 제대로 작용을 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이 대부분입니다. 생활이 윤택해지고 비만한 사람이 많아지는데다가 과거와 달리 신체활동은 점점 줄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그렇습니다.

당뇨병은 버리고 싶어도 뗄 수 없는 가까이 있는 이웃과 같습니다. 평생을 같이 보내야 하는 병입니다. 어차피 평생 이웃으로 지낼 바에야 잘 사귀어서 화목하게 지내야겠지요.

그러려면 이웃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을 의사 이상으로 잘 알아서 꼼꼼히 관리해 나가야 합니다. 귀찮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빨리 병과 친숙해지고 병을 잘 관리하는 지름길입니다.

환자들은 약도 먹고 운동과 식사도 잘 맞추어서 하고 있다고 하지만 치료 목표에 못 미치는 환자를 흔히 봅니다. 그런 분들은 심지어 치료 목표도 잘 모르고 계십니다.

마치 차를 타고 가기는 하는데 목적지 반대편으로 가고 있어도 모르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당뇨병 관리도 이와 같아서 차를 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차가 제 길로 들어서 목적지로 향하는지 이정표를 확인하듯이 혈당과 합병증 유무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이제는 단순히 치료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 높은 관리를 하고 있는가 아닌가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아마 최근의 공복 혹은 식후 혈당 수치는 대개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 공복혈당은 110 ㎎/㎗이하, 식후는 140㎎/㎗이하면 아주 좋은 결과입니다. 양보해서라도 공복이 140㎎/㎗, 식후가 180㎎/㎗을 넘으면 적신호입니다.

또 혈압이 정상으로 잘 유지되는지 가끔 확인하고 계시겠지요. 당뇨병이 있으면 혈압 기준이 더 엄격해져서 130/80㎎/㎗ 정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음 사항들은 어떻습니까? 피를 뽑아 당화혈색소를 가끔 검사받습니까? 수치가 7% 이하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몇 번 잰 혈당이 좋아도 이 수치가 정상이 아니면 적어도 지난 3개월간의 혈당 조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당화혈색소가 장기간의 당뇨 관리 여부를 말해주는 지표로 훨씬 더 중요합니다.

조절이 잘 안되고 있으면 3개월 마다, 잘 되고 있으면 6개월에 한번쯤 이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가끔 소변에 단백질이 빠져 나오는지 확인 받습니까? 미세단백뇨가 있으면 신장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장을 보호하기 위한 약물 복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신장투석을 받는 분 중에는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인한 분이 많습니다.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기억하십니까? 아니면 몸에 나쁜 저밀도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았습니까?

당뇨병이 있으면 혈압과 마찬가지로 저밀도 콜레스테롤도 100㎎ 이하로 낮춰야 합니다. 이 정도 낮추려면 약물 복용이 불가피할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병과 콜레스테롤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켜 동맥경화를 가속시키기 때문이죠.

혹시 마지막으로 눈 검사를 받으신 적이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가장 흔한 시력 장애의 원인은 당뇨병입니다. 당뇨병성 백내장은 쉽게 수술 치료가 되고, 망막 변화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시력 장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발바닥을 포함해서 발의 감각이상이나 상처 등을 가끔 검사합니까? 당뇨병으로 인한 혈액 순환 장애와 신경 장애로 발에 염증이 잘 생기고 생긴 것을 빨리 인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쉽게 악화되기 때문에 직접 발을 보고 감각 이상이 없는지 검사를 가끔 받으셔야 합니다.

이상의 모든 것이 당뇨병으로 의사를 만날 때 확인하고 점검받을 내용입니다.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 조절도 잘하고 체중도 줄여서 아무 문제없다고 자신하는 환자 분도 이런 검사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고 하듯이 실제 당뇨가 잘 조절되고 있는지 검사를 통해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이 됩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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