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외상거래 잔고인 위탁자 미수금이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과도한 미수금이 매물 부담을 높여 주가 하락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와 “별 다른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7일 현재 위탁자 미수금은 지난 주말보다 2,433억원 급증한 2조841억원에 달했다. 지난 10일 기록한 종전 사상 최대치 1조8,455억원을 1주일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에 따라 17일 현재 전체 고객예탁금 12조900억원 가운데 미수금 비중이 17.23%에 달했다.
미수금은 3일 내 증권사에 결제해야 하는 개인투자자의 단기 신용대출자금으로, 시장의 단기 수급지표이자 심리지표로 인식된다. 주가 상승기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현재와 같은 조정기에는 매도 대기자금으로 인식돼 결과적으로 주가 하락폭을 키울 수 있어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된다.
동양종금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과도한 미수금은 시장 내 잠재 매물 또는 해소돼야 할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증시의 추가조정 우려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수금 증가 추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도 “외국인과 투신권의 수급대결 구도 속에서 개인들의 매수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은 증시에 그만큼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수금 부담이 시장의 추세 변화를 가져올 정도의 악재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미수금 비중이 0.34%로 사상 최고치이긴 하나, 2002년 4월의 0.32%보다 크게 높지는 않다”며 “주가 상승으로 시장의 시가총액이 증가하는 등 과거보다 규모가 커진 점 등을 감안할 때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로 결정적인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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