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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글로벌 유동성 블랙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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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글로벌 유동성 블랙홀되나

입력
2005.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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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인 미국의 금리 상승이 글로벌 유동성 위축을 이끌어낼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은 그 동안 한국 등 신흥시장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미국의 저금리와 약한 달러 탓에 고수익을 찾는 국제 투자자금이 신흥시장으로 흘러 들어온 것이 국제 증시의 동반상승을 이끌어왔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미국 금리인상이 추세화하고 달러화도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이 자금의 미국 재유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의 경우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8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인데 이어 한국 관련 펀드의 자금흐름이 23주만에 순유출로 전환되면서 국제 투자자금 탈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8월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4,088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 보유비중을 지난해 초 수준인 40.42%까지 줄인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지속적인 고유가로 누적돼 온 물가상승 압력이 구체화하면서 미국의 장기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한국 등 신흥시장 증시의 강세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미국 국채(10년물) 수익률이 4.5%를 웃돌 때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약세로 전환했던 점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17일 현재 4.5%까지 상승한 상태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도 “미국 장기금리의 상승에 따라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유동성을 미국으로 유인하고 있다”며 “미국 국제금융연구소(IIF)에 따르면 2006년 신흥시장 주식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69억 달러 감소한 1,844억 달러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보는 의견은 많지 않다. CJ투자증권 조익재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유동성의 ‘탈(脫) 신흥시장’ 우려감은 지나친 감이 있다”며 “이런 논리는 바로 ‘탈 중국 모멘텀’으로 간주할 수 있는데, 중국경기의 매력도가 조만간 급락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분간 시장은 조정국면을 보이겠지만, 미국 경기지표의 회복이 가시화하는 4ㆍ4분기 중반 이후부터는 다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우증권 김 연구원도 “내년도 신흥시장에 대한 주식투자 규모가 감소한다 해도 2003, 2004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 중 75%가 아시아 지역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줄곧 오르기만 하던 국내 증시가 비교적 긴 조정기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가) 실제보다 증폭된 것처럼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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