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오라클, SAP 등 유명 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국내에 잇따라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다. 이들 R&D 센터는 정부에서 추진중인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을 주로 연구할 예정이다.
독일의 소프트웨어(SW) 솔루션 업체인 SAP는 국내에 약 90억원(700만 유로)을 들여 2008년까지 SW R&D 센터를 설립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설립될 R&D 센터는 총 17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돼 국내 시장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개발, 전자태그(RFID) 등 유비쿼터스 기술을 연구할 예정이다.
SAP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는 한국 시장을 겨냥해 소규모로 출발하지만 수년 내에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글로벌 R&D센터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이달 초에는 미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오라클이 올해 말까지 국내에 R&D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오라클도 RFID 및 시스템통합 솔루션 등 유비쿼터스 분야를 국내에서 연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도 이달 초에 국내 R&D 센터 설립을 위해 한국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모토로라는 이곳에서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협력해 RFID, 휴대폰 전자결제 등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지난달 말에는 다국적 반도체 제조업체인 아기어시스템스의 존 딕슨 사장이 방한해 다음달 중 서울에 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임을 밝혔다. 20명으로 출발해 내년에 50명으로 늘어날 R&D 센터는 휴대폰에 고용량 정보를 저장하는 반도체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처럼 외국 IT기업들이 잇따라 한국에 R&D 센터를 적극 설립하는 이유는 유비쿼터스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 실제 외국 IT기업들의 R&D 투자는 휴대인터넷, RFID, 홈 네트워크 서비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유비쿼터스 기술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이달 초 한국을 다녀간 키스 버지 오라클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한국의 유비쿼터스 기술과 이동통신 산업은 세계를 주도할 만한 수준이어서 IT기업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길현창 모토로라 코리아 사장도 5일 정보통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유비쿼터스 분야에서 앞서는 국내 기술력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통신분야의 선두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T업계 전문가들은 “유비쿼터스 분야 만큼은 아직까지 기반 시설이나 응용 기술이 한국보다 발전한 곳이 없다”며 “국내 R&D 센터 설립 등 유비쿼터스 연구에 관심을 갖는 외국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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