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 달러(한화 35억원) 상당의 이라크 지원물자를 운송 중이던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차량 14대가 지난달 현지 무장세력에 의해 억류돼 물자와 차량을 탈취당했다고 외교부가 18일 뒤늦게 밝혔다. 그러나 이 차량에 한국인은 타고 있지 않아 한국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요르단 아카바항을 출발, 이라크 바그다드로 향하던 물자지원 차량 8대가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알 라마디에서 무장세력에 억류됐다. 이틀 뒤 아카바항을 출발한 6대의 차량도 같은 곳에서 탈취당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첫날 물자를 강탈당한 사실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아 이틀 뒤에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차량에는 이라크 국립대 전산실이 쓸 네트워크용 컴퓨터와 인터넷 장비 등이 실려 있었지만 무장 경호병력이 없었다. 운전은 이라크 현지인 14명이 맡았으나 무장세력은 차량과 물자만 빼앗고 이들을 모두 풀어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뒤 KOICA 바그다드 사무소를 통해 이라크 내 주무 부처인 고등교육부를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장기호 주이라크 대사도 이라크 정부인사들과 접촉, 물자 회수를 위해 노력했으나 큰 성과는 없었다.
외교부는 “물자를 강탈한 세력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이라크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KOICA를 통해 4년 전부터 이라크에 2억6,000만 달러(2,600여억원) 상당의 지원을 해오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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